템플턴이 던진 돌(19-8 대량매도), 죽어나는 채권시장

입력 2021-04-2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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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은행 D사 등 거쳐 중개사 K·S사 증권사 L·H사 통해 매물, 실명까지 나돌아
장후반 매물집중에 시장교란 지적..지표물 10년 20-9 이어 3년 20-8 종목 교체매매
19-8종목 기재부 국고채 교환 내지 한은 단순매입 필요성 주장도

(체크)

세계 최대 펀드사 중 하나인 템플턴이 던진 돌에 국내 채권시장이 아우성이다. 거래도 잘 안되는 국고10년 비지표물을 대량 매도하고 있는데다, 종가에 영향을 미치는 장후반 매물이 집중되면서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시장 안정을 위해 19-8 종목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국고채 교환 내지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중이다.

2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10년 경과물 19-8 종목에 대한 매물이 21일 1조6000억원을 시작으로 전날까지 3조원가량 쏟아졌다. 실제 같은기간 19-8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규모는 2조6111억원에 달한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이같은 매물의 주체를 템플턴으로 보고 있다. 또, 템플턴 매물은 외국계은행 D사 등을 거쳐 중개전문회사인 K사와 S사, 증권사인 L사와 H사 등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 채권전문거래 메신저인 K본드를 통해 이들 회사와 담당자 실명까지 나돌고 있는 중이다.

19-8 종목은 2019년 12월 발행한 국고채로 잔존만기 9년이 채 안되는(2029년 12월 만기)는 10년 경과물 채권이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한 외국계은행 채권스왑딜러는 “템플턴의 뒷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즉, 국내 채권시장에서 장기물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뒤늦게 매도에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 이달 5일 19-8 종목 금리는 2.022%까지 치솟았었다. 매도가 시작된 21일 금리는 1.940%였다.

이를 반영하듯 20일까지 하루 1000억~2000억원(거래대금 기준) 수준이던 19-8종목 거래량은 21일 3조2000억원, 22일 1조원, 23일 8000억원, 26일 1조4000억원, 27일 7000억원 등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매매패턴을 보면 21일에는 19-8 종목을 매도하는 대신 이날 한은이 실시한 통화안정증권(통안채) 2년물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엔 국고채 10년 지표물 20-9와의 교체매매가 주류를 이뤘고, 전날엔 국고채 3년 지표물 20-8 종목을 매수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매물이 오후장에 주로 쏟아지고 금리도 턱없이 높은 수준에서 나오면서 종가에 영향을 주려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거래도 안되는 비지표물을 3조원 가까이 시장에 판다는게 납득하기 어렵다. 연기금이나 보험 등 장기투자기관과 블록딜을 해도 될 텐데 말이다. 또, 종가에 영향을 주려는지 오후에만 팔고, 그것도 한때 10bp 높은 수준에서 파는 모습은 시장 교란요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19-8 종목에 대해 기재부가 교환을 하든, 한은이 단순매입을 하든 시장안정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 언급된 외국계은행 D사 관계자는 “고객과의 거래에 대한 언급은 못하게 돼 있다. 해줄 말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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