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단 2개만 살 수 있었던 공적 마스크. 벌써 머나먼 일처럼 느껴지는 지금이죠. 현재는 길거리 곳곳, 저마다의 ‘예쁨’을 자랑하는 마스크 뽐내기가 한창입니다.
다양한 모양, 다양한 색, 다양한 액세서리의 총출동. 지겹고도 지겨운 필수템 마스크에도 ‘진심’인 민족. 또 하나의 ‘유행템’이 생겨나고 있죠. 이번 유행템의 메인은 ‘스티커’입니다.
일명 ‘마꾸’. 마스크 꾸미기의 줄임말이죠. 흔히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에서 활용하던 ‘인스’ (인쇄소 스티커)의 ‘마꾸’ 버전이라 할 수 있는데요.
개성을 듬뿍 반영한 ‘나만의 스티커’라는 특별함이 더해지며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마스크 스티커의 시작은 행사장이었는데요. 크고 작은 행사를 진행하고, 손님들을 초청하지만, 그 ‘마스크’가 모든 얼굴을 가리는 아쉬움에서 온 아이디어죠.
행사 이미지나 로고, 켈리 문구를 집어넣은 스티커를 만든 건데요. 참석자들이 해당 스티커를 마스크의 왼쪽 끝이나 오른쪽 끝에 통일해 붙이면 하나의 색다른 기념사진이 탄생합니다.
행사장에 앉아있지만 다 같이 얼굴을 가린 터라 행사 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영상과 사진. 그 가운데 스티커는 깜찍한 존재감을 드러내는데요. 축하가 가득한 행사장일수록 더 인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결혼식장’을 들 수 있는데요.
지인들을 초대한 축복받는 결혼식. 하지만 신부대기실에서도 식장에서도, 원판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현실이죠. 얼굴 가린 지인들과 함께한 사진은 너무나 아쉬울 뿐인데요. 이런 지인들의 마스크 한쪽에 신랑·신부의 이름을 새긴 스티커나 하트 스티커로 ‘하나뿐인’ 사진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 결혼식을 하는 신랑·신부가 미리 제작해 손님들에게 나누어주는 일은 이제 익숙하죠.
이 스티커는 학부모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마스크 착용에 익숙지 않고, 잃어버리는 아이들에게 ‘내 것’이라는 존재감을 만들어주죠. 아이의 이름을 넣은 스티커나 좋아하는 캐릭터를 인쇄한 스티커로 마스크를 한층 쓰기 쉽게 만들어줍니다. 맘카페에서는 ‘마스크 스티커’ 구매 출처나 ‘인스’ 가능 업체를 찾는 문의가 끊이질 않죠.
‘다꾸’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마꾸’는 당연한 순서였을까요.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내는 이미지나 좋아하는 아이돌의 로고를 넣은 스티커 만들기는 이들에게는 식은 죽 먹기입니다.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같은 스티커를 제작해 남다른 우정을 뽐내기도 하죠.
심지어 ‘향’을 입힌 스티커도 등장했는데요. 온종일 입을 막아 답답한 일상에 ‘피톤치드’를 넣어준 거죠. 아로마 패치 스티커를 마스크에 붙여 심신 안정과 호흡 밸런스를 돕는다고 하는데요. 요새는 ‘입 냄새 방지’ 스티커로도 사용 중입니다.
한 뼘짜리 마스크에도 지나친 애정을 쏟는 우리. 마스크 액세서리는 스티커뿐 만이 아닙니다. 이전부터 화제가 된 ‘마스크 스트랩’도 대표 액세서리 중 하나죠.
간단한 검은 끈에서 시작된 마스크 스트랩은 그 길이도 색도 종류도 재질도 천차만별입니다. ‘마스크 스트랩 만들기’까지 유행했죠. 현재도 유튜브에는 ‘비즈 마스크 스트랩 만들기’, ‘코바늘 마스크 스트랩 만들기’, ‘매듭 마스크 스트랩 만들기’ 등 손재주 뛰어난 이들의 작품 컬렉션이 이어집니다.
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서 만들어온 ‘마스크 스트랩’을 착용한 학부모님들도 많은데요. 고사리손 아이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사랑 가득 아이템이죠.
소소한 액세서리의 반란은 ‘색’을 바꿨는데요. 흰색과 검은색의 향연이던 마스크가 새옷을 입은 거죠. 사실 그간 베이지, 그레이 색의 마스크가 종종 눈에 띄긴 했었는데요. 지금은 그 수준을 뛰어넘었습니다. 원색부터 파스텔까지 12종, 20종의 다양한 마스크가 줄줄이 출시됐는데요. (현재는 일반 마스크만 판매 중)
코랄, 민트, 살구, 퍼플, 스카이블루… 거의 옷 색깔을 방불케 하는 다채로운 색들이 나왔습니다. 각자의 ‘퍼스트 컬러’에 맞춘 색 분류까지 완료했죠.
답답한 현실 속 소소한 재미란 이런 걸까요?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하지만 꼭 필요한 마스크. 이렇게 마스크 착용을 다채롭게 즐기는 이들 덕에 오늘도 길거리는 반짝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