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시장의 낙관적 평가 영향
인플레와 시장 과열 우려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100일간 뉴욕증시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CFRA리서치에 따르면 S&P500지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1월 20일 이후 100일간 8.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는 취임식이 있었던 20일을 제외한 100일간의 기록으로 1961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이후 가장 큰 100일간의 상승 폭이다.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 후 100일간 S&P500지수 상승률(5%)과 버락 오바마(8.4%)를 모두 웃도는 것이다. 취임식 직전인 1월 19일 장 마감 이후 100일 기준으로 하면 상승률은 10%가 훌쩍 넘는다.
이로써 지난해 대선 레이스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주식시장이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망은 빗나가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트위터를 통해 무려 6차례에 걸쳐 ‘바이든발(發) 시장 붕괴설’을 주장했다. 자신이 재선되지 못하고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주식시장이 폭락을 면치 못할 것이란 주장이었다. 하지만 그의 주장과 달리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 경신을 거듭했고, 다우지수와 나스닥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시장은 취임 직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더 관대하거나 더 야박한 경우가 많다고 CNN은 설명했다. 현재로써는 관대한 평가가 우세하다.
바이든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전, 막대한 부양책을 통한 급속한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평가가 주식시장을 달구고 있다. 샘 스토벌 CFRA 수석 투자전략가는 “월가는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시도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의회는 지난달 바이든표 1조9000억 달러(약 2109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통과시켰으며 올해 말에도 수조 달러를 추가로 지출할 계획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도 매월 1200억 달러 규모 자산 매입과 같은 통화정책으로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반면 과열 우려도 나온다. 모든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준은 최근의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고 분석했지만, 물가 상승세가 지금처럼 계속 이어진다면 연준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 증시 랠리의 큰 축이었던 유동성 공급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회수된다면 경제 회복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