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분기 전장(VS) 사업의 적자 폭을 크게 축소하며 오랜 염원이었던 흑자전환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인포테인먼트-파워트레인-램프’로 구성된 삼각편대 기반을 다지기 위한 기초 작업도 마무리된 양상이지만 반도체 부족이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는 1분기 영업 손실 7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에 비해 적자 폭을 크게 축소했다.
LG전자가 지난달 초 잠정실적을 발표했을 당시 증권사별로는 다르지만 주로 1분기 수십억 원 수준에서 많게는 100억 원대 초반 영업 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증권가를 비롯한 업계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실적 발표 이후 전통적인 ‘실적 효자’인 가전 사업만큼 전장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회사 측은 1분기 전장 사업 실적과 관련해 “북미, 유럽 등 주요 완성차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전기차 파워트레인과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신규 프로젝트가 늘어났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말 60조 원에 달했던 LG전자 전장 사업의 수주잔고가 이익으로 바뀌는 변곡 구간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전장 사업 특성상 고객으로부터 수주를 받으면 요청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적지 않은 투자비용이 투입되는데, 이를 상쇄할 만한 매출 규모가 누적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 기간에 LG전자가 전장사업 고도화를 위해 추진한 프로젝트들이 대거 속도를 냈다.
주목할 만한 성과도 줄을 잇고 있다.
차량용 램프를 생산하는 자회사 ZKW는 2월 역대 최고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주 잔액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10조 원 이상의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3월엔 스위스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 합작해 만든 인포테인먼트 회사 ‘알루토’가 공식 출범했다. 비슷한 시기 인포테인먼트 부품 생산은 베트남 하이퐁ㆍ평택공장, 전기차 파워트레인 부품은 중국 난징ㆍ인천으로 생산기지 최적화도 이뤄졌다.
변수는 올해 초 불거져 장기화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다. 복수의 완성차 업체들이 2분기 들어 공장 가동을 멈추고 감산에 들어갔다. LG전자 역시 콘퍼런스 콜에서 "2분기 일부 거래선에 한해 (반도체 부족) 리스크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했다. 부족 부품에 대한 이원화 과정에서 비용이 추가돼 적자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회사 측에선 올해 흑자전환에 대해 자신하는 분위기다. LG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부족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효율적인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통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도 VS사업본부가 올해 연간으로 매출 7조~8조 원, 수십억 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예측한다.
반도체 수급 부족에 따른 일시적 위기만 넘긴다면, VS 사업은 가전에 이어 또 다른 '실적 효자'로 거듭날 전망이다. 특히 7월 설립될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JV) 매출 성장률은 연평균 50% 수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