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공포] 쌀 빼고 다 수입…식량자급률 늘려야

입력 2021-05-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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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계 5위 곡물 수입국

자급률 45.8% OECD 최하위
경지 넓히고 옥수수ㆍ밀 비축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쌀과 밀, 보리, 콩, 옥수수 등 세계 식량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일부에서는 ‘식량위기설’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발표에 따르면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보다 2.1% 오른 118.5포인트를 기록했다. 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특히 가격 지수는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식량가격은 치솟고 있지만 국내 자급률은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1999년 54.2%에서 2019년 45.8%로 낮아졌다. 수입량은 크게 늘어 세계 5위 곡물 수입국이 됐다. 우리가 먹는 식량 절반 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것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쌀 92.1%, 밀 0.7%, 대두 26.7%, 옥수수 3.5%로 쌀을 제외한 나머지 곡물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쌀과 콩 등 국민 밥상과 밀접한 곡물의 자급률이 낮은 것은 앞으로 식량안보에 있어 매우 불안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식량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높아진다. 호주의 식량자급률은 275%고, 캐나다 174%, 프랑스 168%, 미국 133% 등 이른바 잘 사는 국가들의 식량자급률은 대부분 100%를 넘어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급률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지면적부터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의 ‘2020년 경지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경지면적은 156만4797㏊로 전년 158만957㏊에서 1만6160㏊가 줄었다. 용도별로 밭은 74만902㏊, 논은 82만3895㏊가 감소했다.

2012년 이후 경지면적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2012년 172만9982㏊였던 경지면적은 2014년 169만1113㏊로 170만㏊ 선이 무너졌고, 2018년에는 159만5614㏊로 150㏊대를 기록했다. 2012년과 2020년을 비교하면 8년 사이 여의도 면적의 551배에 해당하는 16㏊가 없어진 셈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3~4년 안에 150만㏊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크다. 특히 고령화와 일손 부족으로 유휴지가 확대되고, 재생에너지 확대 움직임에 따라 태양광 발전으로 인한 경지면적 감소도 가속할 전망이다.

이에 정부도 콩과 밀 등 수입량이 많은 곡물을 중심으로 자급률을 높이겠다고 나섰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 수준인 밀 자급률을 2030년까지 10%로, 30%인 콩은 45%까지 높이겠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경지면적 감소가 계속될 경우 결국 자급률 목표 실현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농업계 전문가는 "쌀을 제외한 모든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에서 경지면적도 최근 20년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며 "식량안보 위기에 대비해 옥수수와 밀, 콩은 최소 필요량을 비축해야 하고, 일정 수준의 농지면적과 식량 파종 면적을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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