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니콘 등극 기업 10개사 달해…중국은 2곳 그쳐
시장 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최근 1년간 인도에서 유니콘이 된 곳은 15곳이다. 특히 이 중 10곳은 올해 단숨에 유니콘으로 급부상했다. 반면 중국의 경우 올해 들어서 유니콘이 된 곳은 2곳에 그쳤다. 유니콘은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중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 이상인 곳을 뜻한다.
이들 유니콘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수요가 치솟은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기업 구독서비스 관리 지원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차지비와 소셜미디어(SNS)에서 개인사업자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미쇼, 카드 결제 대금을 제때에 지불하는 카드 이용객에게 포인트를 주는 앱 크레드 등이 대표적인 예다.
글로벌 스타트업 시장에서 중국과 인도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유니콘 수만 놓고 봐도 중국은 현재 138개로 인도의 약 4배에 달한다. 여기에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는 기업가치가 1400억 달러에 이른다. 반면 인도 최대 규모 유니콘인 모바일 결제 앱 원97커뮤니케이션 가치는 160억 달러 정도다.
이렇게 인도는 디지털 경제 규모 측면에서 중국보다 한참 뒤처져있지만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인도 유니콘의 가파른 증가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도시장과 현지 스타트업에 대해 어느 정도 낙관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스타트업 시장에서 중국과 인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닛케이는 “인도시장은 휴대폰 사용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아울러 정부 정책 주도로 도입한 ‘통합 결제 인터페이스(UPI)’가 자리를 잡으면서 은행 간 즉시 송금이 가능해져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앞당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도 결제공사(NPCI)에 따르면 UPI를 통한 결제액이 3월 한 달에만 5조 루피(약 75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넘게 급증했다. 이러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서 기회를 포착한 인도 스타트업들이 전 세계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면서 유니콘으로 폭풍 성장하고 있다.
벤처캐피탈 GMO벤처파트너스의 무라마츠 류 창립파트너는 “앞으로 인도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단적으로 기업 밸류에이션에 대한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과거보다 인도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탄탄해졌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들에 대한 상장 규제 완화도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그간 인도에서는 상장 직전 3년간의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는 조건이 있었는데, 인도 정부는 최근 총 공모주식의 75% 이상을 적격 기관투자자들에 의무적으로 할당할 경우 적자 기업이어도 상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