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목전 여야, 후보자 자격 두고 날센 공방도
4·16 개각으로 발탁된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어김없이 각종 의혹이 끊임없이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청문회에선 김 후보자 본인이 인정한 '학교폭력 가해자' 논란은 물론 야당이 제기한 김 후보자의 딸 가족 특혜 여부도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과거 자신의 저서에서 “나도 부끄러운 (학폭) 가해자였다”고 쓴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2015년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 씨와 함께 쓴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라는 책 일부에서 자신의 유년 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김 후보자는 “요즘 ‘왕따’라고 해서 아이들끼리 편을 만들어 누군가를 괴롭히는 문화가 있다”라며 “1960년대 대구 근처에 미군 부대가 많았고 혼혈인도 있었다. 중국 화교 출신들도 제법 있었는데 아이들끼리 몰려다니면서 ‘짱꼴라’ ‘아이노쿠’ 그렇게 부르며 놀렸다”고 썼다. '짱꼴라'는 중국인, '아이노쿠'는 혼혈아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그는 “나도 시골에서 올라온 처지라 질서에 편입하기 위해 당연히 센 놈들을 따라다녔다. 부끄러운 가해자 중 한 명이었다”고 자백했다.
이에 조 의원은 “학교 폭력 이슈가 민감한 요즘 김 후보자가 유년 시절 영웅담 다루듯 학폭 사실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 등이 제기한 김 후보자의 딸과 사위가 라임자산운용의 비공개 펀드에 가입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은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 가족의 라임 사태 연루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할 예정이다. 여야는 청문회에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등과 피해자 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들이) 자꾸 저보고 무슨 특혜를 받았다는데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제 사위나 딸도 손해를 본 상태며 (펀드를) 환매한 것도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오는 6~7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목전에 두고 여야가 김 후보자 자격에 대한 날 선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했던 사람이 총리에 내정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인사"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자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이상한 중립 자꾸 따지시니, 스위스 같은 영세 중립국에서 총리를 수입해야 하겠다"고 비판했다.
전날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현 정부 국무총리는 민주당 국회의원이면서 대표가 됐거나 총리 뒤 다시 대표가 된 사람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퇴임 후 여당 대표로 선출됐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과거 민주당 대표였다는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박 부대변인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살면서 총리가 당 대표 출마했던 사람이라서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심사 경과 보고서가 채택될지 관심이다. 앞서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내며 한 차례 청문회를 통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