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이해도 높지만, 검찰 내부 신망 낮은 것으로 평가
김오수(58ㆍ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 후보자로 3일 지명됐다.
김 후보자는 2018년부터 박상기ㆍ조국ㆍ추미애 전 장관 시절 모두 법무부 차관으로 근무해 문재인 정부의 역점 과제인 검찰개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직후 서울고검을 직접 찾아 “어렵고 힘든 시기에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현 정부에서 금융감독원장ㆍ공정거래위원장ㆍ국민권익위원장 등 주요 보직의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렸다. 2019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검찰총장 후보에도 올랐다. 검찰을 떠난 지난해는 청와대가 감사위원으로 추천했지만 최재형 감사원장이 반대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사상 처음으로 기수를 거슬러 올라가는 파격 인사가 됐다. 김 후보자는 전임 윤 전 총장보다 3기수 선배다. 김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임명되면 윤 전 총장 징계 당시 반대 성명을 내는 등 정부와 각을 세워온 고검장ㆍ검사장급 검사들의 교체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에는 동기나 후배가 자신의 상사가 되면 지휘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문화가 있다. 김 후보자가 사법연수원 23~24기가 주축인 고검장들보다 기수가 높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검찰 내 신망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차관 재직 당시 법무부와 대검 사이의 갈등을 중재에 실패하면서 비판을 자초하는 등 리더십 측면에선 아쉬운 점수를 받는다. 조 전 장관 수사 과정에서는 윤 전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제안해 후배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최근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으로 수원지검의 서면 조사를 받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정권을 겨냥한 주요 사건이 남아있고, 정권 말기의 마지막 총장인 만큼 친정부 성향 검찰총장을 선택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김 후보자가 지명됨에 따라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정권에 부담스러운 수사와 공판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성윤(59ㆍ23기) 지검장이 유임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문 대통령의 김 후보자 지명은 지속적인 검찰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신임 최고위원과 합을 맞춰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시키는 개혁은 당연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차기 검찰총장으로 ‘검찰을 해체할 총장’이 올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다. 검찰청법상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이자 다음 정권 새 대통령의 첫 번째 검찰총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 영광 출신인 김 후보자는 1994년 인천지검 검사로 임관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법무연수원장 등의 보직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