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CXL 기반 메모리 기술 개발…D램 모듈 물리적 한계 극복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 데이터센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용량ㆍ고대역 D램 기술을 개발하며, 또다시 메모리 ‘초격차’를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차세대 인터페이스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Compute Express Link, 이하 CXL)’ 기반의 D램 메모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D램의 속도를 규정하는 표준은 DDR(Double Data Rate)였다. DDR는 SD램에 비해 데이터 처리속도가 2배가량 빠른 D램이다. 1997년 삼성전자가 제안해 업계 표준이 된 이후 20년이 넘게 사용돼 오며, 현재의 DDR5까지 진화했다.
그러나 5G(5세대 이동통신), AI의 발달과 함께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응용분야가 늘어나면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금의 DDR 표준으로는 탑재할 수 있는 D램 용량에 한계가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지속해서 요구되어왔다.
DDR과 같은 새로운 메모리 표준이 필요했고, 업계는 2019년 인텔 주도 아래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 서버, 칩셋 업체들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만들어 CXL이라는 표준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이 표준에 맞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CPU(중앙처리장치)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 메모리, 저장장치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새롭게 제안된 인터페이스로 기존 컴퓨팅 시스템의 메모리 용량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D램의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CXL D램은 아직 양산 기술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대용량 메모리가 요구되는 차세대 컴퓨팅 시장에 맞춰 CXL 기반 메모리를 적기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박철민 상무는 “삼성전자의 CXL D램 기술은 차세대 컴퓨팅, 대용량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등 미래 첨단분야에서 핵심 메모리 솔루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CXL 기술이 양산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DDR 인터페이스가 없어지진 않는다. CXL 기반 제품은 프리미엄 D램 시장을 주도하고, 중저가 D램은 DDR 기반 제품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에 개발한 CXL 기반 D램 메모리를 인텔의 플랫폼에서 검증을 마쳤다. CXL 기반 D램 기술이 CPU와도 연결돼 작동됨을 확인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업체들과도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CXL 컨소시엄 발족 초기부터 참여해,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 서버, 칩세트 업체들과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인텔 I/O 기술과 표준 총괄인 데벤드라 다스 샤르마(Debendra Das Sharma) 펠로우는 “AI와 머신러닝에 대한 수요와 워크로드 증가를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시스템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CXL 메모리를 통해 데이터센터 등에서 메모리의 사용이 한 단계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AMD 서버 사업부 댄 맥나마라(Dan McNamara) 수석 부사장은 “AMD는 클라우드와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분야의 성능 향상을 주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CXL과 같은 차세대 메모리 개발은 이러한 성능 향상을 실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데이터센터 고객에게 첨단 인터커넥트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