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송사의 트렌드는 ‘시즌제 드라마’다. 보통 최종화에서 결말을 내는 것과 달리 요즘은 한 시즌을 마무리하며 다음 이야기를 예고하는 시즌제가 안방극장에 안착한 분위기다. 다음달인 6월에는 각 방송사에서 흥행했던 드라마들이 차기 시즌을 내놓으며 안방극장 대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시청률 30%에 육박하며 화제를 모은 SBS ‘펜트하우스’는 6월 시즌3 방영을 앞두고 있다.
‘펜트하우스’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이다.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장면들로 논란에 올랐지만, 빠른 전개와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을 거듭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다.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시청률 기준으로 시즌1 당시 첫 방송은 9.2%였지만, 최종회는 28.8%로 껑충 뛰었다. 시즌2 역시 최고 시청률은 12회 29.2%를 찍었고, 최종회는 25.8%로 종영했다.
시즌3에서는 온주완, 박호산 등 새롭게 합류한 이들과 함께 또 다른 복수가 펼쳐질 예정이다. 제작진은 “일그러진 욕망으로 얼룩진 인물들이 어떤 최후를 맞이하게 될지, 마지막까지 ‘펜트하우스3’를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막장’ 드라마의 대모인 임성한(피비) 작가가 6년 만에 복귀한 작품인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2도 6월 첫 방송될 예정이다. 배우 성훈, 이태곤, 박주미, 이가령, 이민영, 전수경, 전노민 등이 지난 시즌에 이어 출연한다.
드라마는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그린다.
시즌1은 첫 회부터 시청률 6.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로 TV조선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으며, 최종회는 시청률 8.8%로 종영했다.
최근 공개된 시즌2 티저 영상은 시즌1의 파격에 이은 임성한표 매운맛을 또 다시 예고하고 있다. 제작진은 “시즌2에서는 시즌1에서 꼬여있던 매듭들이 하나씩 풀어지며 색다른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안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잔잔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이야기로 사랑을 받은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또한 다음달 17일에 시즌2로 돌아온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를 필두로 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20년지기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가 주인공인 의대 동기 5인방의 차진 생활 연기와 케미스트리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최종회 시청률은 14.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무리했다.
신원호 PD는 시즌 2에 대해 “저희가 해왔던 작고 소소한 이야기, 더 따뜻하고 농밀하게 그려낼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장르극부터 막장극까지 시즌제 드라마가 안방극장 트렌드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즌제로 제작을 하게 되면 충분한 여유를 두고 작품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이점이 있다. 또 tvN ‘비밀의 숲’, SBS ‘낭만닥터 김사부’ 등의 드라마가 시즌제로 인기를 얻으면서 시청자들 또한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에 탄탄한 팬덤을 확보하는 것은 덤이다.
이같이 시즌제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넷플릭스의 영향력 확대를 꼽을 수 있다. 편성에 탄력적인 넷플릭스가 국내 드라마 시장에 영향을 끼쳤고, 자연스럽게 시장의 구조 또한 바뀌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