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코로나19 재앙, 글로벌 공급망 혼란 심화시킨다

입력 2021-05-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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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70만 명 선원 중 20만 명 이상이 인도 출신
위기 해소되지 않으면 해운업 마비로 이어질 수도
의약품·의류 등의 주요 수출국…금융·IT 서비스 차질 우려
인도 폭스콘 공장, 아이폰 생산량 반 토막

▲인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지난달 26일 보건 종사자들이 구급차 뒤에 매달려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뉴델리/AP뉴시스
인도에서 발생한 최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인도에서의 위기가 더 깊어지면 해운과 의류, 의약품에서부터 금융서비스와 글로벌 배송에 이르기까지 여러 산업이 전 세계적인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11일(현지시간) CNN방송이 경종을 울렸다.

인도는 전 세계 상품 무역의 80%를 담당하는 해운에서 많은 선원을 제공함으로써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가이 플래튼 국제해운회의소 사무총장은 “전 세계 170만 명의 선원 중 20만 명 이상이 인도 출신”이라며 “또 이들 중 많은 인원이 중요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관급”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 상황이 해결될 수 있길 희망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세계적으로 공급망을 붕괴시킬 수 있는 선원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인도는 의약품·섬유(의류)·가죽 등의 산업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의약품 분야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모든 백신의 60% 이상을 생산하면서 ‘세계의 약국’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인도는 백신은 물론 세계 최대 복제약(제너릭) 생산국이기도 하다. 미국은 모든 처방약의 90%가 복제약이며 그 중 3분의 1을 인도가 생산한다. 인도의 감염 확산을 통제하지 못하면 전 세계 제약산업이 휘청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인도 백신 수출 추이. 단위 100만 달러. 빨간색:단일백신/회색:혼합백신. 출처 이코노믹타임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유 수출국 중 하나이자, 가죽과 관련 제품의 주요 수출국이다. 이는 인도의 코로나19 위기가 더 심각해질수록 이들 산업 역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과 IT 서비스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 인도는 대형 은행들과 회계회사 등 글로벌 금융기관의 ‘백오피스(금융기관 지원하는 각종 후선 업무)’ 허브이기다. 많은 회사가 교육받은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에 끌려 수십 년 간 인도에서 엄청난 규모로 백오피스 기능을 아웃소싱했다. 또 국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회사 협회에 따르면 인도는 거의 440만 명 직원이 IT와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에 종사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기업 폭스콘의 인도 공장은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생산량이 반 토막 났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인도 남부 타밀나두부주 공장에서 100명이 넘는 폭스콘 직원이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감염된 근로자들이 자리를 비우게 된 여파로 공장의 아이폰12 생산능력이 50% 이상 급감했다고 전했다. 현재 회사 측은 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공장으로의 진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은 좀처럼 빨리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날 인도의 일일 사망자 수가 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12일 오전 기준 자국 내 일일 코로나19 사망자 수(24시간 합계치)가 사상 최다인 4205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누적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25만4197명이 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34만8421명 보고되면서 누적이 2334만938명으로 늘어났다.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7일 41만 명 이상을 기록해 정점을 기록한 뒤 차츰 둔화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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