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허 내년 70세…젊은 피 대체로 세대 교체 의미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외교부가 상무부에 이미 질의를 전달한 상태라며 58세의 후춘화 부총리가 수십 년 동안 경제 분야에 공을 들였던 류허 부총리의 뒤를 이을 후임으로 꼽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 부총리는 류 부총리와 함께 2018년 부총리직에 올랐으며, 티베트 지역과 무역 의존도가 큰 광둥성에서 요직을 맡으면서 명성을 떨친 젊은 정치인이다. 그는 긴 시간 티베트에서 근무하면서 티베트 독립 시위를 억압한 경험이 있으며 광둥성에서는 서기를 맡았다. 공산당 내 권력의 정점인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새로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대한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는데, 이번 인사 검토 역시 이에 따른 인적 쇄신 일환으로 풀이된다. 류 부총리가 내년 초 70세가 되면서 중국 지도자들의 전통적인 은퇴 연령을 넘어서게 된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류 부총리는 미국과의 지난해 성사된 ‘1단계 무역 합의’에 관한 권한을 부여받아 양측의 긴장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지만, 중국 내에서는 미국의 관세를 크게 낮추지 않고 무역 양보를 해 일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후 부총리가 차기 대미 무역협상 대표에 오르게 되면 세대교체의 하나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중국 측이 후속 미·중 무역 협상에 그다지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 부총리는 통상 담당 부처인 상무부 업무를 관장하고는 있지만, 미·중 관계에 대한 경험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WSJ 역시 “그가 현재 상무부를 감독하고 있어 미국과의 경제 토론을 이끌 자연스러운 후보가 됐지만, 미국과 중국은 모두 후속 무역협상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안보와 기술, 인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에서 의견 불일치가 확산하는 동안 양국의 경제 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후속 무역 협상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졌지만, 미국은 여전히 이번 인사를 비롯한 중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이번 인사 결정이 미·중 경제 협력에 대한 중국의 관심 정도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