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게이츠 사퇴 이후 내부처리 고충 인력 확대
측근 성폭력 비밀리 해결하려다 멀린다 불만 샀다는 보도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회사 이사회를 떠난 배경에 성 추문이 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9년 한 여성 직원이 빌 게이츠와 수년간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서한을 통해 회사 측에 알리자 이사회가 외부 로펌을 고용해 내부 조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조사 과정에 일부 이사회 임원들은 게이츠가 더는 이사회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그의 퇴진을 요구했으며 게이츠는 내부 조사가 결론 나기 직전인 지난해 3월 MS 이사직에서 자진해서 사퇴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사회 의장으로 재선된 지 3개월 만의 사퇴였다.
게이츠는 이사회에서 사퇴할 당시 퇴진 이유로 "자선 활동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발표했지만 사실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이사회를 떠난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그의 사퇴 직후 MS는 회사 차원에서 사내 괴롭힘·차별과 관련한 직원들의 고충을 처리하는 절차를 변경하고 사내 고충 인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MS 대변인은 "내부 직원으로부터 게이츠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보고받은 후 철저한 조사를 위해 외부 로펌을 고용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고 확인했다. 반면, 게이츠 대변인은 "약 20년 전에 그러한 (불륜) 사실이 있었지만, 좋게 마무리됐다"면서 "게이츠의 이사직 사퇴는 이 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근 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 부부는 27년간의 결혼생활을 뒤로하고 이혼을 공식 발표했다. 당시 이혼 사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그가 성범죄자였던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을 이어가자 멀린다가 크게 분노했다는 외신들의 보도가 나왔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불법 성매매를 저지른 후 2019년 8월 감옥에서 자살한 억만장자다.
한편, WSJ의 보도와 별개로 뉴욕타임스(NYT)는 빌 게이츠가 약 3년 전 자신의 측근인 마이클 라슨이 저지른 성폭력 사실을 비밀리에 해결하려 했다가 멀린다의 불만을 샀다고 전했다. 라슨은 30년 가까이 빌 게이츠의 자산을 관리해 온 직원으로, 현재도 게이츠가 직접 설립한 투자업체인 캐스케이드인베스트먼트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