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우스’ 박주현 “‘괴물 신인’ 수식어? 부담감 또한 즐거워요”

입력 2021-05-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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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5엔터테인먼트)

이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신인배우가 있을까. ‘제2의 심은하’, ‘괴물 신인’, ‘대세 배우’ 등 신인 박주현이 가진 수식어만 여러 개다. 1년 사이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넷플릭스 ‘인간수업’, tvN ‘반의반’, ‘마우스’, KBS 2TV ‘좀비탐정’, 영화 ‘사일런스’를 빼곡히 채워 넣었다. 최근 열린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인간수업’ 배규리 역할로 여자 신인상을 수상하는 영예까지 안았다. 그만큼 대중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으며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것임에는 분명하다.

20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에서 박주현은 당치고 거칠지만, 그 안에 상처와 트라우마를 숨기고 사는 고3 수험생 오봉이 역할로 분했다. 그만의 정형화되지 않은 연기로 극대화된 감정선을 점층적으로 쌓아 올려 봉이의 아픔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는 평을 듣는다.

18일 화상으로 만난 박주현은 “20부작이란 긴 호흡을 같이한 작품인데 마치게 돼 시원섭섭하다”며 “감정선이 깊고, 우울하고 어두운 감정이 섞였던 작품인지라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935엔터테인먼트)

박주현이 연기한 오봉이 역은 형사와 순경의 인간 헌터 추적극 한가운데 어떤 사건에 기억을 품고 사는 고등학생이다. 여러 가지 서사와 감정이 복합적으로 얽힌 인물로 다채로운 감정 변주를 고스란히 그려내야 했다. 박주현은 첫 번째로 봉이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애썼다.

“봉이가 가진 트라우마가 굉장히 커요. 제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깊이의 아픔을 겪은 친구라 그 부분에 조심스럽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어요. 제가 아무리 노력을 해서 이해 공감하려고 노력을 해도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래서 정말 천천히 다가갔던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이해와 공감하는 시간을 갖고, 제 자신을 믿고 내가 느끼는 봉이가 봉이니까 최대한 날것처럼, 꾸며진 느낌이 아니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마우스’는 활극이 아니지만 유독 몸싸움, 액션 장면이 많았다. 박주현은 진흙탕, 빗속 몸싸움 등 고난도의 액션신을 선보였고, 이 과정에서 감정선까지 표현해야 했다.

“저는 원래 액션을 좋아해요. 재미있고 금방 따라하게 돼서 잘 맞구나 생각했죠. 그런데 어리석은 생각이었어요. 액션이 액션 연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었어요. 봉이는 감정이 깊은 액션을 해야 했죠. 액션을 소화하면서 감정을 보여주는 게 어려운 거였고, 액션 배우들이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이번에 정말 고생을 하면서 액션 연기에 대한 욕심은 조금 넣어둬도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935엔터테인먼트)

이번 작품에서 박주현은 이승기, 이희준, 경수진, 권화운, 김영옥 등의 배우들과 7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호흡을 맞췄다. 작품 자체는 어둡지만, 선배들과의 유쾌한 케미 속에서 오봉이로 살아 숨 쉴 수 있었다.

“하나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선배들에게 배운 점이 너무 많아요. 승기 오빠는 늘 묵묵히 성실하게 맡은 바 최선을 다하세요. 희준 선배님은 몰입도가 정말 좋으세요. 무치의 정서에 공감하려고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했죠. 우리 드라마가 장르물인 특성상 대기 시간이 길었어요. 서로 묵묵히 토닥여주면서 같이 기다렸죠. 또 승기 선배가 노래 흥얼거리는 걸 좋아하시는 데 뜻밖의 귀호강을 했죠. 그래서 더 다가가기도 편했고, 현장 분위기가 자유로워서 정말 좋았어요.”

작품 중간 경사도 있었다.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 연기상을 수상한 것. 일생에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상이라 수상은 더욱 값졌다. 박주현은 못다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후보들이 5분할로 화면에 나왔을 때 심장이 귀에 있는 줄 알았어요. 두근두근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죠. 내가 아니라 다른 분이 받아도 충분했거든요. 나는 축하해주러 왔다고 생각했는데, 호명되는 순간 머리에 쥐가 나더라고요. 화면엔 안 잡혔는데 손으로 이마를 짚었어요. 상을 떠나서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같은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그래서 선배님들에게 먼저 인사도 드렸는데, 절 기억해주시고 잘 보고 있다 해주시니까 감격스러웠어요. 혼자 울컥했죠.”

‘인간수업’, ‘좀비탐정’ 그리고 이번 ‘마우스’까지 열일 행보 중이다. 쉼 없는 활동을 이어가며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냈다. 대중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만큼 이후 작품들을 할 때 부담으로 다가올 터. 하지만 박주현은 “이 부담감 또한 즐겁다”며 웃었다.

“육체적으로 피곤할 땐 있지만, 아직 체력이 좋은 편이고 호기심과 욕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도 많아요. 나 스스로가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서 연기하고 싶고, 잘해서 대중분들에게 전달해드리고 싶어요. 아직까지 지친다는 느낌은 없고, 감사히 촬영하고 있어요. 부담감도 느끼지만, 감사한 부담인 것 같아요.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짊어지고 가야 할 부담이지 않을까요. 이 또한 내가 달려가는 힘이 되기도 하고요.”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괴물 신인’, ‘대세 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오는 것에 대해서는 그저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는지도 물어봤다.

“정말 감사하죠. 가끔은 내가 이런 수식어를 받을 자격이 있을까, 내가 잘 가고 있을까, 나를 돌아 보게 하는 수식어예요. 이 수식어에 어울리는 사람일까,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진 않을까 고민도 많이 했었거든요.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까 그 생각에 잠식될 거 같아서 이제는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묵묵히 해왔던 것처럼 한 걸음씩 앞으로 가고 있어요. 지금은 ‘괴물 신인’ 타이틀을 자주 붙여주시는데 언제까지 신인을 할 순 없으니까. 관객, 시청자분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배우요.”

욕심과 호기심이 많다는 박주현은 앞으로도 하고 싶은 역할과 작품들이 많단다. 최근 영화 ‘사일런스’ 촬영을 마쳤고, 현재는 차기작을 고르는 중이다.

“공포나 절절한 로맨스 등의 작품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돼보고 싶어요.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고 싶고, 다양한 작품 속에 존재해 보고 싶죠. 아직은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차기작을 현재 보고 있는데, 도전해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작품을 고르고 있죠. 나와 닮아있는 캐릭터보다는 배우 박주현, 인간 박주현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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