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 실적은 상승…건설사 수급 불균형으로 철근 제때 받지 못해
건설 현장에 주로 쓰이는 철강재인 철근의 판매량이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건설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서다
철근 수요 상승으로 제강사들은 호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진 반면, 건설사들은 철근 공급에 애를 먹고 있다.
21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철근 국내 판매량은 225만3000톤(t)이다. 작년 같은 기간(205만5000t)과 비교했을 때 10% 증가했다.
철근 판매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철근 재고도 감소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철근 재고량은 30만9000t으로, 작년 말(33만3000t)과 비교했을 때 7% 줄어들었다.
철근 수요가 급증한 것은 건설 경기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중단했던 건설 공사가 올해 들어 재개한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는 전달 대비 12.4포인트 오른 93.2이다.
이는 2015년 7월에 기록한 수치(101.3)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건설 경기 활황으로 철근 판매량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는 101.2로 47개월 만에 기준선 100을 넘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국내 철근 수요는 2023년까지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한 바 있다.
철근 수요 증가로 철근 가격은 이미 오를 대로 올랐다.
14일 기준 국내 철근 유통가격은 t당 97만 원이다. 70만 원대에 그쳤던 두 달 전과 비교했을 때 40% 가까이 올랐다.
철근 수요가 폭발하면서 제강사들과 건설사들은 상반된 처지에 놓였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제강사들은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03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동국제강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1094억 원을 달성했다. 2016년 2분기 이후 19분기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건설사는 울상을 짓고 있다.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 철근을 제때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설상가상으로 철근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인명사고 여파로 현재 가동이 중단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제강사들은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