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 이후 처음 외부에 모습 드러내는 것
군부, 전날 NLD 강제 해산시켜...장기집권 포석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가택 연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24일 법원 출두를 위해 113일 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군부는 전날 수지 고문이 이끈 정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를 강제해산했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전날 공개된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수치 고문이 집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며 수일 내로 재판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흘라잉 총사령관이 언론 매체와 공식 인터뷰한 것은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 20일 화상으로 진행됐다.
흘라잉 총사령관의 말대로 수치 고문이 내일 수도 네피도에서 열리는 법정에 출석하면 군부 쿠데타 이후 무려 113일 만에 외부에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수치 고문에 대한 공판은 그동안 화상으로 진행됐으며 군부는 안보상의 이유를 언급하며 수치 고문이 자신의 변호사와 직접 대화하지 못 하게 했다.
군부는 수치 고문을 6개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불법 수입한 무전기를 소지·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를 비롯해 지난해 11월 총선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를 적용했고, 이후 선동과 전기통신법 위반, 뇌물수수와 공무상 비밀엄수법 위반 혐의까지 추가했다.
급기야 전날에는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선거관리위원회가 수치 고문이 이끈 정당인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을 강제 해산했다. 미얀마언론 미얀마나우는 21일 “테인 소 선거관리위원회장이 부정선거 의혹이 있는 NLD는 해산되고 지도부는 반역죄로 기소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NLD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전체 476석 중 396석을 확보하며 단독정부 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는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정식선거를 통해 권력을 민주적으로 이양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지 언론들은 쿠데타 이후 최고권력을 잡은 흘라잉 총사령관이 NLD를 강제 해산함으로써 장기 집권 포석을 다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NLD 강제 해산 결정은 인접한 태국과 캄보디아 사례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태국의 경우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2014년 5월 육군참모총장 시절 쿠데타로 집권해 2019년 재집권까지 성공했다. 캄보디아는 37년째 장기집권하고 있는 훈센 총리가 2018년 7월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이 정부 전복을 꾀했다는 이유로 강제 해산하고 소속 정치인 118명의 정치활동을 5년간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