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돌려 받아라" 주범 A 씨 지시에 무차별 폭행
'그만 때려' 문자 삭제한 여성도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
전북 전주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을 무차별 폭행해 사망하게 한 사건의 공범들이 주범에 이어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임일수)는 24일 "주범 A 씨(27)를 지난달 28일 강도치사·공동감금 혐의로 구속기소 했으며, 21일 같은 혐의로 폭력조직원 B 씨(26)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다른 사건으로 수감 중인 또 다른 공범 C 씨(27)는 불구속기소 됐으며, 증거인멸 혐의로 여성 1명도 추가로 입건됐다.
이들 일당은 지난달 1일 오후 11시 47분께 전주시 효자동 한 모텔에서 피해자 D 씨의 돈을 빼앗고 주먹과 알루미늄 등으로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등에 따르면 사건 당일 이들은 "D 씨를 모텔로 데려가 감시하고 위협해 투자금을 돌려받아라"는 주범 A 씨의 지시를 받고,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D 씨를 모텔로 데려가 폭행하며 협박했다.
이들 4명은 어릴 때부터 한동네에 살며 '형', '동생' 하던 사이였다. A 씨는 D 씨로부터 "휴대전화 사업에 투자하면 돈을 불려 주겠다"는 말에 3500만 원을 건넸지만, D 씨가 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D 씨가 숨질 때까지 주먹과 둔기 등으로 무차별 폭행했다. A 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사건 당시 A 씨 혼자 때렸다"고 주장했지만, 검찰 조사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후 6시쯤 모텔에 온 A 씨는 알루미늄 배트로 D 씨를 집중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D 씨는 A 씨에게 투자금 2560만 원을 돌려줬지만, 폭행은 계속됐다.
결국, D 씨는 이날 오후 11시 40분쯤 외상성 쇼크사로 사망했다. 사람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모텔에서 3명 중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나머지 1명을 모텔 주변에서 검거했다.
검찰은 사건 송치 후 관련자 재조사와 CCTV, 계좌 및 통화 내용 분석 등을 통해 B 씨와 C 씨가 범행에 직접 가담한 것으로 보고, 주범 A 씨와 같은 강도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아울러 사건 당일 범행 상황을 전해 듣고, B 씨에게 '○○(피해자)를 그만 때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문자를 삭제한 여성 E 씨(25)도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이와 관련 B 씨는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추가됐다.
이들은 여전히 "A 씨 혼자 폭행했고, 조폭 등 나머지 2명은 피해자를 때린 적이 없다"며 혐의 일부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와 공모 관계 등을 철저히 규명했고, 심도 있는 법리 검토를 거쳐 강도치사죄를 적용해 기소했다"며 "철저한 공소 유지를 통해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