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핑카우' 등에 업은 빙그레…치즈 시장 경쟁 뜨겁다

입력 2021-05-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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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빙그레가 치즈 시장에 도전장을 내면서 매일유업, 동원F&B 등 전통 유업체가 버티고 있는 국내 치즈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빙그레는 글로벌 치즈 전문회사 벨치즈코리아와 국내 리테일 유통공급을 맺었다. ‘웃는 소’ 치즈로 알려진 래핑카우, 끼리, 베이비벨 등 소비자들이 즐겨 찾던 벨치즈의 제품들이 빙그레와 맞손을 잡고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에 입점된다. 빙그레는 가공유, 발효유 등 기존 사업영역에 치즈를 추가하면서 유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국내 치즈 소비 성장세…빙그레 시장 진출은 '적기'

(빙그레)

빙그레의 이번 계약은 ‘적시적기’에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소비자들의 치즈 소비가 점점 늘면서 치즈시장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10.8만 톤이었던 국내 치즈 소비량은 지난해 17.6만 톤으로 7배 가까이 뛰며 매년 역대 최대 소비량을 경신하고 있다. 한동안 정체기에 머물렀던 국내 치즈 시장 규모도 2018년 회복세로 돌아서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4.2% 증가한 3781억 원으로 유로모니터는 집계했다.

hy(구 한국야쿠르트)와 벨치즈의 계약이 만료된 후 빙그레가 빈자리를 꿰찬 점도 포인트다. hy는 2016년 벨과 손잡고 프레시매니저를 통해 끼리치즈 등을 판매해왔다. 그사이 빙그레는 벨치즈코리아와의 인연을 착실히 다져왔다. 2017년 '끼리'를 활용한 아이스크림을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래핑카우’ 브랜드의 가공유를 내놓았다. 소비자들은 이번 양사 간 계약으로 기존에 방문판매로만 구매하던 벨치즈를 집근처 유통 매장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불가리스 사태' 등으로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 남양유업을 꺾을지도 관심사다. 남양유업과 벨치즈의 국내 치즈시장 점유율 격차는 갈수록 줄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8.8%포인트였던 양사간 점유율 차이는 지난해 1.4%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사태로 세종공장 영업정지 위기에 놓인 점, 빙그레가 탄탄한 냉장 유통망을 보유한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벨치즈가 남양유업을 앞지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일유업·동원F&B, 자체공장 생산으로 ‘자존심 굳히기’

(매일유업)

매일유업과 동원F&B는 자체공장에서 치즈를 생산하며 국산 치즈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국내 치즈시장 1등은 점유율 24%의 매일유업으로 주력 브랜드는 ‘상하치즈’다. 2004년 250억 원을 투입해 전북 고창에 치즈제조 전문 상하공장을 세웠다. 연평균 치즈 생산량만 약 2만 톤이다. 가공 슬라이스치즈뿐만 아니라 까망베르, 브리, 후레쉬모짜렐라 등 정통 자연치즈를 만들고 있다.

동원F&B에게는 1986년 설립된 강진공장이 있다. 국산 최초로 국산 슬라이스 치즈를 생산한 이 공장은 2006년 동원이 인수했다. 동원F&B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약 20.9%로 서울우유(21.4%)와 함께 2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간식 치즈 브랜드에서만큼은 1등이다. 주력제품은 덴마크 인포켓치즈, 구워먹는치즈 등이다.

이들 기업이 주목하는 아이템은 자연치즈다. 국내 자연 치즈 시장 규모는 고급화 트렌드에 부합해 지난해 1188억 원으로 전년보다 10% 성장했다(닐슨코리아 집계). 동원F&B는 앞으로 후레쉬 모차렐라, 리코타 치즈 등 신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다.

안산, 거창공장에서 치즈를 생산하는 서울우유 또한 역시 구워구워치즈, 슈레드모짜렐라 치즈 등 관련 제품을 강화한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고품질 원유를 바탕으로 한 국산 숙성 치즈와 자연 치즈 사업을 위해 시설 투자를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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