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수천억 원대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사건과 관련해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재판에 넘겼다. 최태원 SK 회장은 무혐의 처분됐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전준철 부장검사)는 25일 조 의장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조 의장과 함께 조경목 SKC에너지 대표이사, 최태은 SKC 전 경영지원본부장, 안승윤 SK텔레시스 대표이사 등이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은 조 의장과 조 대표가 최 회장과 공모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SKC가 자금을 투자하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2012년 199억 원, 2015년 700억 원 등 두 차례에 걸쳐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한다. 이들은 당시 SKC 사외이사들에게 경영진단 결과를 제공하지 않고 자구 방안 등에 관해 허위, 부실 기재한 보고자료를 제공해 이사회 승인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안 대표는 유상증자 과정에서 SK텔레시스 경영정상화를 위해 수립한 사업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되자 152억 원 상당의 자산 과다계상, 비용 과소계상 등 방법으로 거짓 재무제표를 작성, 공시한 혐의(외감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7일 조 의장과 조 대표를 조사한 데 이어 24일까지 소환조사를 진행한 뒤 이날 이들을 기소했다. 불구속 기소한 데 대해 검찰 관계자는 “개인적 이득을 취득한 사실이 없고 그룹 오너 일가 범행에 가담한 정도로 봤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도 사건과 관련해 서면조사를 받았으나 기소는 면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상증자 참여를 사전에 하도록 승인한 사실이 있으나 당시 수감 중이었고 구체적 진행상황을 보고받거나 승인하는 등 가담했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신원 회장은 유상증자 대금 납부와 부실 계열사 지원 등 명목으로 SK네트웍스와 SKC, SK텔레시스 등 자신이 운영하는 6개 회사에서 2235억 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12년 10월 SK텔레시스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개인 자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처럼 속여 275억 원 상당의 BW를 인수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