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조선·해운 IPO 시장의 최대 대어로 꼽히는 현대중공업이 이르면 8월, 늦어도 9월에 상장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선해양의 조선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 친환경 미래 산업 투자를 위해 연내 IPO를 추진한다고 밝힌 후 한 달여 만에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이달 초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것을 볼 때 늦어도 9월에는 상장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면 일반적으로 2~3개월 내 승인이 나고, 이후 1개월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일반 청약 등의 과정을 거쳐 상장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기존 대주주인 한국조선해양의 지분 매각 없이 20%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최대 1조 원을 조달할 방침이다. 이 자금은 친환경 선박 개발과 생산설비 구축 등에 투자된다.
SM그룹의 해운 부문 계열사인 SM상선도 올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 중이다. SM상선은 아직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진 않았지만, 9월 추석 전 IPO를 성공시키겠다며 노선 확장과 중고선 매입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선 상태다.
이 외에 벌크선사인 에이치라인해운도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에이치라인해운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한진해운의 벌크전용선 사업부를 인수해 세운 업체로, 지난 2018년 상장을 추진했다 해운업황 침체로 철회한 바 있다.
SM상선과 에이치라인해운이 올해 IPO에 성공할 경우 지난 2007년 KSS해운 이후 14년 만에 해운사 상장이 이뤄지게 된다.
조선·해운 회사들이 이처럼 상장을 서두르는 것은 오랜만에 찾아온 호황기 효과를 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극심한 수주난을 겪었던 조선업계는 향후 10년간 연간 발주량이 전년 기준 2배 이상 늘어나는 '슈퍼사이클' 진입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의 '운임 치킨게임'과 한진해운 파산 등으로 10년 넘게 장기침체를 겪었던 국내 해운업계도 운임 급등으로 전에 없던 호황을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