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산간에 번호판을 뗀 BMW i3 70여 대가 방치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연합뉴스는 제주시 애월읍의 한 목초지에 번호판을 뗀 BMW i3 70여 대가 주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차량들은 지난해 부도가 난 제주지역 A 렌터카 업체 소유로, 현재 압류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BMW 코리아에 따르면 부도가 난 A 업체는 2016년과 2017년 BMW 파이낸셜을 통해 할부로 i3 모델 200대를 구매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경영 악화로 지난해 부도가 났고, 이 과정에서 세금과 대출금 등을 갚지 못해 결국 차량이 압류됐다.
A 업체에서 압류된 차량은 이곳뿐만 아니라 제주시 아라동의 공터 등 도심 곳곳에도 방치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 중 바퀴가 터지고 문짝이 없는 등 사고 흔적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미관을 이유로 천막을 씌운 차량도 있었다.
압류된 차량은 다음 달쯤 경매 보관소로 옮겨질 예정이다. BMW 코리아 측은 지난 17일 법원으로부터 경매 허가 결정을 받은 상태로, 압류된 차량은 조만간 경매로 넘어간다.
전기차는 유지비용이 적다는 점에서 렌터카 업체가 많이 보유하는 차종이다. 하지만 수입 전기차의 경우 수리기간이 길고 비용도 높아 사고시 방치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고객 과실 등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보통 수리를 하지만 제주도에서 방치된 차량인 i3모델은 부품값이 너무 비싸다. 수리비가 4000만~5000만 원 가량으로 선뜻 수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차량 구입시 보조금이 지급된 전기차 렌터카의 경우 2년 이내 매매나 폐차를 할 수 없는 것도 방치되는 이유 중 하나다.
2018년식 2세대 BMW i3의 경우 LUX 모델 기준 차량가 6000만 원에 보조금 1691만 원이 지급됐다. 지난해까지 제주도가 보급한 전기차 렌터카는 4143대로, 1대당 보조금 1300~400만 원이 지급됐다고 가정하면, 지원 예산만 539억~580억 원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