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1분기 쿠팡 주식 571만4285주 매입
지분 평가액 3150억 달해
세계 최대 자선재단인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보유하고 있었던 미국 실리콘밸리 대기업 주식을 대거 처분하는 대신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쿠팡 주식을 사들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1분기에 애플과 트위터 주식을 전부 처분하고 쿠팡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재단 측은 2020년 말 기준으로 애플 주식 100만2088주와 트위터 주식 27만2420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를 모두 올해 1분기에 처분했다. 1분기 말 주가 기준으로 각각 1억2240만 달러(약 1368억 원), 1733만 달러에 해당하는 규모다. 재단은 아마존 주식도 전부 매각했는데 1분기 말 주가 기준으로 9353만 달러에 달한다. 그밖에도 재단은 페덱스와 UPS, 월마트, 버크셔해서웨이 보유 지분도 일부 매각했다.
뉴욕포스트는 “빌 게이츠 부부가 이달 초 이혼을 발표하기 전에 재단이 14억 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매각했다”며 “재단이 구체적으로 주식을 매매한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막대한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재단은 쿠팡 주식을 총 571만4285주 사들였다. 1분기 말 기준으로 재단이 소유한 쿠팡의 지분 평가액은 2억8200만 달러(약 3150억 원)에 이른다.
쿠팡은 지난 3월 11일 공모가 기준 63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초기 책정된 공모가 35달러 대비 주가가 한때 두 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13일을 기점으로 다시 회복하고 있다. 이날 쿠팡 주식은 전날보다 0.36달러(0.80%) 내린 주당 40.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였던 멀린다 게이츠가 2000년 질병·기아 퇴치와 교육 확대를 위해 세운 재단이다. 자산이 무려 500억 달러가 넘어 민간 자선재단으로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주식 투자에 운용되는 돈은 약 21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이달 초 약 27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기로 했지만, 재단 운영 등 자선사업 분야에서는 앞으로도 함께 협력해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