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시총 20년 만에 400배 이상 급증
베이조스는 세계 1위 부호
반독점 칼날 ‘시장의 포식자’ 아마존 겨냥
작은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유통, 물류, 전자, 클라우드, 로봇 등 여러 다양한 산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최근에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까지 거머쥐며 콘텐츠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2001년 40억30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은 현재 약 1조6400억 달러(약 1831조 원)로 20년 만에 400배 이상 급증했다.
시장의 포식자란 비판을 받으면서 아마존 제국을 일군 베이조스의 다음 목표는 우주 정복이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이날 온라인으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퇴임일을 공식화했다. 그는 “7월 5일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날짜”라며 “27년 전인 1994년 그날 아마존이 설립됐다”고 운을 뗐다. 30세 젊은 나이에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세운 아마존닷컴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만든 후, 같은 날 떠나는 것이다.
아마존은 올해 3월 기준 판매하는 제품 수만 7500만 개에 달한다. 베이조스는 사업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전자책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했고 인공지능(AI) 스피커도 만들었다.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손을 댔다. 드론·로봇을 활용해 총알 배송 시대를 선도하는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아마존은 이날 84억5000만 달러에 할리우드 유명 영화 제작사 MGM을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하는 등 스트리밍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그 사이 아마존과 베이조스의 부도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작년 아마존의 매출은 3860억6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0%가량 급증했다. 이런 추세가 유지되면 올해 매출은 5000억 달러를 넘어선다. 전 세계 최고 매출 기업인 월마트를 추월할 날도 머지않았다.
아마존 주가 폭등에 힘입어 베이조스는 세계 최고 부자 타이틀도 유지하고 있다. 그는 24일 기준 1860억 달러 재산을 갖고 있다.
2019년 1월 맥켄지와 25년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는데 베이조스가 아마존 지분 25%, 약 40조 원을 합의금으로 넘기면서 ‘세기의 이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마존 제국을 일군 베이조스의 다음 목표는 우주에 있다. 그는 2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처음 밝히면서 우주사업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베이조스는 이날도 “새 제품과 사업에 에너지를 집중할 것”이라며 “어스 펀드, 블루오리진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 설렌다”고 했다. 어스 펀드는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신기술에 투자하고 있으며 블루오리진은 우주탐사 업체다.
블루오리진 투자를 위해 최근 6개월 동안 10조 원에 달하는 아마존 주식까지 팔아치운 베이조스는 우주개발을 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7월 20일 우주탐사 로켓 ‘뉴셰프드’에 처음으로 민간인을 태우고 우주관광에 나선다.
베이조스가 떠난 자리는 아마존 초창기부터 베이조스와 함께한 앤디 재시가 채운다.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부문을 이끌고 있는 재시는 2000년대 초반 아마존의 핵심 수익 사업이 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창안했다.
베이조스는 제시에 대해 “그는 우리를 특별하게 만들 에너지를 갖고 있다”며 “훌륭한 리더가 될 것”이라고 애정을 보였다.
베이조스가 남긴 아마존 제국의 앞날은 밝으면서도 어둡다. 반독점 칼날이 시장 포식자 아마존을 겨누고 있다. 워싱턴 D.C. 검찰은 반독점 위반을 이유로 아마존을 워싱턴 D.C. 법원에 제소했다. 아마존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