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을 둘러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진실게임이 미국 시장을 겨냥한 메디톡스의 액상형 제품 'MT10109L'로 번졌다. 대웅제약은 이 제품이 국내에서 품목허가가 취소된 '이노톡스'와 동일한 제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메디톡스는 이를 전면 반박했다.
메디톡스는 "MT10109L은 2013년 9월 미국 엘러간(현 애브비)에 기술수출한 신제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라며 국내 판매되고 있는 이노톡스와는 명백히 다른 의약품"이라고 27일 밝혔다. 이어 "대웅의 주장이 거짓임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실로 밝혀졌음에도 허위사실 유포 등 심각한 신용 훼손 행위를 지속하고 있어 수사기관에 고발해 응당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노톡스는 메디톡스가 개발한 세계 최초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그러나 품목허가 과정에서 안전성 시험 자료를 위조한 사실이 확인돼 지난 1월 허가취소 처분을 받았다.
이날 오전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미국에 수출하기로 한 MT10109L이 이노톡스와 같은 제품이란 것이 여러 증거를 통해 명백히 드러났으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속한 조사 착수와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전날(현지시간) 미국 FDA에 MT10109L의 자료 조작에 대한 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메디톡스의 데이터 조작에 대한 조사 요청, 그리고 미국에서 진행 중인 메디톡스 제품의 임상시험에 대한 중단 촉구가 포함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노톡스의 데이터 안정성 자료 조작과 관련해 품목 허가 취소를 당한 만큼, 미국 FDA에 제출한 허가자료에도 똑같이 조작이 있었는지 확인을 요청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메디톡스는 "MT10109L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서 관련 자료에 'MT10109L이 이노톡스와 다른 제품'임이 명시돼 있다"고 맞섰다. MT10109L은 메디톡스와 엘러간의 계약에 따라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에 맞춰 지어진 시설에서 제조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기술을 도용했다는 사실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를 통해 유죄로 밝혀진 만큼 지금이라도 불법 행위를 인정하고 스스로 사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MT10109L은 미국 및 유럽 등 각 국가별 기준에 따라 임상 3상 시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메디톡스는 연내 미국 FDA에 시판허가 신청(BLA)을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