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번에 추진하는 CBDC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추가적으로 고심하는 것은 해외와의 ‘호환성’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이미 CBDC 실험을 한 국가도 있는 만큼, (이번에 추진하는) CBDC를 향후에 어떻게 활용할 지 논의 중”이라며 “결국은 국가 간 송금 등 어떻게 해외와 연계될지도 마찬가지로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CBDC 사업을 각국에서 추진하고 있지만 기술 단계와 목적, 향후 활용 계획이 전부 상이하다. 분장원장 기술을 적용 여부를 비롯해 민간·중앙은행 등 운영 주체, 추적 가능성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CBDC에 대한 일치된 기술 표준이 없는 만큼 향후 국가 간 CBDC 활용에서 호환이 가능할지 여부를 선제적으로 점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CBDC의 무게중심은 미국과 중국 쪽에 쏠리게 될 것”이라며 “CBDC가 디지털 월드의 이야기라 해도, 국제 역학관계가 작동하는 리얼월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호환성을 고려하고 국제적 알력 싸움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한은은 이번 CBDC 파일럿 프로그램에 한 업체만 단독으로 선정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컨설팅 사업에서 추지했던 바와 같이 주 사업자를 선정하고, 여러 업체들을 컨소시엄으로 모아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른 업계 관계자 또한 “물론 CBDC 파일럿 프로그램은 (한은의) 선택을 받는 게 중요하긴 하다”라며 “다만 블록체인은 아직 산업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단계라 힘을 합쳐야 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