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대 IT 기업, 당국 규제에 3개월 만에 시총 890조 증발

입력 2021-05-3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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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된 상황에서 중국 규제 리스크가 주가 상승 발목
2월 고점 대비 시총 30% 급감
알리바바 이어 텐센트도 당국 타깃

▲중국 주요 10대 IT 기업 시가총액 총합과 애플 시총 추이. 단위 조 달러. (1번은 앤트그룹 IPO 돌연 연기/ 2번은 반독점 당국의 알리바바 본사 조사 /3번은 중국 새 반독점 규제 발표 /4번 중국 알리바바에 28억 달러 벌금 부과 /5번 중국 금융당국 텐센트 등 13개 IT 기업에 새 지침 6번 인터넷 규제당국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운영 방침 변경 지시). 출처 닛케이아시아
한때 고공행진하던 중국 IT 대기업의 주가가 올해 당국 규제와 단속 강화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홀딩과 텐센트홀딩스, 메이퇀뎬핑 등 중국 주요 IT 기업 10곳의 시가총액이 2월 정점 대비 30% 가까이 급감했다. 금액상으로는 8000억 달러(약 890조 원) 이상이 증발한 셈이다. 여기에는 홍콩증시 상장사뿐만 아니라 미국증시에 상장된 금융서비스 플랫폼 루팩스,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빌리빌리, 게임 플랫폼 넷이지(Net ease) 등도 포함된다. 이들 10개 기업뿐만이 아니다. 주요 신생 IT 기업들이 포진한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중국 커촹반(과학혁신판)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잘 나가던 이들 기업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한 이유는 중국 규제 리스크가 자리 잡고 있다. 투자자들이 지난해 정부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다가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의 상장이 돌연 중단됐던 이른바 ‘알리바바 사태’에 대한 학습효과로 IT 기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시징 앱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다. 2월 760홍콩달러를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주가는 5월 중순 580홍콩달러까지 떨어졌다. 텐센트는 지난주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477억 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실적 호조가 주가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텐센트 주가는 2월 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졌다. 중국 정부는 5월 초 텐센트를 직접 겨냥해 앱 사용자 개인정보 불법 수집을 중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알리바바는 1분기 순손실과 함께 대규모 반독점 규제 과징금이 부과된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국 당국은 여러 가지 이유로 지난해 말부터 자국 IT 기업에 대해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2월 새로운 반독점 규제를 공개했다. 인민은행 등 금융당국은 4월 말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과 음식배달 플랫폼 메이퇀 등 13개 온라인 플랫폼 관계자를 소환해 거래 투명성을 높이는 등 미해결 문제를 수정하라는 새 지침을 내렸다.

뉴욕증권거래소에 4월 상장한 워터드롭은 공모가 12달러 선을 지키지 못하고 현재 7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는 텐센트가 20%의 지분을 들고 있다. 루팩스 역시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앤트그룹처럼 소액 대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금융 당국이 리스크 증가를 이유로 해당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는 4월 일부 사업을 상장하려고 했으나 규제 리스크로 인해 해당 계획을 연기했다.

이렇다 보니 해외 투자자들이 낮은 금리의 선진국 채권이나 리스크가 큰 중국 기업 주식 대신 중국 위안화 표시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전했다. 4월 말 기준 해외 투자자들이 위안화 표시 채권에 투자한 금액은 3조6000억 위안에 육박하며 이는 전월 대비 60% 증가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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