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오는 8월 중 승인을 받으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일반 청약 등을 거쳐 9월 중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의 상장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재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를 통해 한국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지만, 절반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호텔롯데에 대한 지배력은 낮다.
호텔롯데의 지분은 일본 롯데홀딩스(19.07%)와 일본 롯데홀딩스 관계사인 ‘L투자회사’(72.65%)가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8.14%는 광윤사가 가지고 있는데 이 광윤사 지분율은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보다 낮다. 즉,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다른 주주 지지 없이는 경영권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호텔롯데의 상장이 중요한 이유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끊어낼 수 있어서다. 상장을 통해 일본 내 회사들의 영향력을 줄이고, 이후 합병 등을 통해 신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롯데의 ‘국적 논란’도 피할 수 있다.
이에 롯데그룹은 롯데호텔 상장을 여러 차례 추진했지만, 번번이 좌초됐다. 2016년에는 경영권 분쟁 등으로 상장일정이 미뤄졌고, 2017년에는 중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실적이 악화되자 상장을 미뤘다.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든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면서 상장은 불투명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호텔롯데 대신 계열사인 롯데렌탈 상장에 나섰다는 게 업계 추측이다. 특히 롯데렌탈은 호텔롯데가 지분 47.06%를 보유하고 있어서 재무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 2015년 롯데렌탈(당시 KT렌탈)을 인수할 때 재무적투자자(FI)와 5년 만기 TRS(총수익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FI들이 롯데렌탈 지분 50%를 인수하는 대신 5년 동안 3% 안팎의 수수료를 보장해주기로 했다. 만기 시 호텔롯데에 지분을 팔거나 롯데렌탈이 상장할 경우 FI가 들고 있는 지분을 우선으로 구주매출할 수 있는 권리를 줬다.
이후 상장이 미뤄지면서 호텔롯데는 FI의 지분을 사들여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지난달 18일 공시를 통해서 호텔롯데가 레드스탁이 보유한 지분 5.02%를 452억 원에 사들인 것도 해당 계약 때문이다. 현재 그로쓰파트너의 지분 19.61%가 남았다.
관건은 기업가치다. 시장에서는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를 2조 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롯데렌탈에 이어 업계 2위인 SK렌터카의 시가총액이 약 6500억 원이고,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카쉐어링업체 그린카의 지분가치만 5000억 원 이상으로 인정받고 있어서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상장한다면 구주매출도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롯데호텔 상장 시 지분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