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수제맥주 시장에 대기업과 글로벌기업까지 속속 뛰어들고 있다.
2015년만 해도 226억 원에 불과했던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해 1096억 원으로 6년만에 5배나 성장했다. 특히 2019년 800억원 수준이었던 수제맥주 시장규모는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불구 지난해 20% 이상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19로 늘어난 혼술과 홈술 트렌드의 최대 수혜 주종으로 수제맥주를 꼽는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에 이어 오비맥주까지 수제맥주 기업들과 상생을 선언하면서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비맥주는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이하 KBC)’를 최근 론칭했다. 오비맥주 신사업팀인 ‘크래프트 & 스페셜티즈(Craft & Specialties)’팀은 ‘KBC’라는 브랜드 아래 다양한 협업 수제맥주를 개발하고 국내 수제맥주 시장 내 제품 다양성 확장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KBC는 국내 1위 맥주회사인 오비맥주의 양조기술연구소와 이천공장 수제맥주 전문 설비 등 전문성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수제맥주 분야 전문가들과 새로운 맥주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도 소규모 양조시설로 다량의 제조가 어려운 수제맥주 기업들을 위해 OEM 생산을 통해 상생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초창기 소규모 양조장으로 영세하게 출발한 업체가 대부분이었던 수제맥주 업계에 대기업들이 뛰어드는 이유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3%에 불과하지만 수년 내 두자릿수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기업이나 글로벌기업이 직접 수제맥주 기업을 인수한 사례도 다수다. 오비맥주를 운영하는 앤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는 2018년 핸드앤몰트를 인수했고 1세대 수제맥주 기업으로 꼽히는 카브루는 2015년 진주햄이 인수한 이후 유통망을 확대해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수제맥주 기업 최초의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제주맥주 역시 설립 초기 글로벌 수제맥주 강자인 브루크린브루어리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제주맥주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기업으로 상장을 통해 해외 진출국가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곰표밀맥주'가 품귀현상을 빚는 등 인기를 누리면서 편의점에서도 수제맥주 자체상표(PB) 상품이나 독점 판매를 넘어 직접 수제맥주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캔 1만원의 수입맥주가 차지하던 자리를 수제맥주가 빠르게 대체하면서 편의점까지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일본 불매운동 이후 성장에 탄력을 받은 수제맥주는 홈술 트렌드를 주도하는 주종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