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ㆍ젠더 논란에 노재팬까지 재점화?...바람 잘 날 없는 유통가

입력 2021-06-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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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강타한 키워드 남혐ㆍ파오차이ㆍ독도

반일ㆍ반중 논란에 젠더 이슈까지 겹치며 유통가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로 ‘노재팬’ 운동이 확산되며 불매 운동이 자리잡았고, 최근에는 소위 ‘집게 손가락’ 논란으로 젠더 이슈가 화제가 됐다. 여기에 김치의 파오차이 병기 논란까지 가세했다. 일본이 도쿄올림픽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하며 노재팬 2탄까지 우려해야할 처지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 캡처

◇ 문화 공정에 높아진 반중 감정...김치가 파오차이라고?

유통업계서 김치의 파오차이 표기 논란이 일고 있다. GS25가 판매 중인 자체 브랜드 상품 ‘스팸 계란 김치볶음밥’에 김치를 중국어로는 파오차이(泡菜)가 표기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이어 세븐일레븐의 삼각 김밥 일부와 김밥으로 불똥이 튀었다. 해당 상품 포장지에는 중국식 절임채소를 의미하는 파오차이가 표기됐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곧바로 해당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다. GS25 관계자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편의를 위해 상품 라벨에 영어와 일어, 중국어 제품명을 병기했었다”고 해명했다.

파오차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에는 이마트 제주점에서 김치 진열대에 김치와 파오차이를 병기해 논란이 일었다.

식품 제조사들의 파오차이 논란도 있었다. 중국에서는 김치 관련 제품을 ‘KIMCHI’라고 상표등록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자국 표기 기준에 따라 파오차이를 명시해야 한다.

CJ가 중국에서 생산해 현지 판매 중인 ‘비비고 만두’ 포장지에도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 판매 중이고, 대상그룹이 운영하는 브랜드 ‘청정원’과 ‘종가집’은 중국에 수출하거나 현지에서 생산하는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표기해 판매하고, 풀무원도 중국 현지 법인 ‘포미다식품’을 통해 생산·판매하는 김치에 ‘자른 파오차이(切件泡菜)’라는 이름을 붙였다.

(뉴시스)

◇ 도쿄올림픽의 ‘독도 논란’…‘노재팬’ 2라운드 우려

기존의 불매 운동은 주로 반일인 노재팬이 대부분이었다. 욱일기와 독도 논란이 주를 이루다가 2019년 7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직후에는 대대적인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대표적인 것은 의류 기업인 유니클로 불매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소비자를 지켜보는 소위 감시단까지 꾸려졌다. 결국 명동점과 강남점과 홍대점 등 주요 상권의 매장이 문을을닫았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작년 매출 5747억 원으로 직전년도에 비해 41% 떨어졌고, 영업손실도 129억 원으로 7배 커졌다.

일본 맥주도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아사히 맥주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의 지난해 매출은 173억원으로 전년보다 72.2% 줄었고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실제 편의점 GS25에서는 일본 맥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7% 떨어졌고, CU와 세븐일레븐도 각각 15.6%, 11% 내렸다.

최근에는 도쿄올림픽을 추진하는 일본 측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성화봉송 코스를 소개하며 시나메현 위쪽에 작은 점을 찍어 독도를 마치 일본 땅인 것처럼 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골프 대표팀의 유니폼은 욱일기 문양이 지적되기도 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일본 지도가) 개정이 안 되면 국민 동의를 받아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맞서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항의에도 일본 정부는 전날 “수용하지 못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6월은 통상 맥주 성수기인데 일본 이슈로 분위기를 보고 있다”면서 “일본 맥주를 국내 수제 맥주가 빈 자리를 채운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 캡처

◇ ‘집게 손가락’의 악령은 한달째 진행중…GS25, 디자이너 징계

젠더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1일 GS25는 캠핑용 식품 판매 포스터의 손가락 모양에 대해 여성 중심 커뮤니티 메갈리아 등에서 한국 남성의 성기를 비하할 때 쓰는 것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불매 움직임이 일었다.

젠더 이슈 직후 등장했던 ‘GS리테일의 군부대 PX 계약을 전면 철회해주십시요’라는 청와대 청원 동의는 현재 10만 명을 넘어섰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불매 인증샷이 쏟아지고 있다.

여파는 BBQ와 무신사, CU 등에도 번졌다. BBQ는 홈페이지의 사이드 메뉴 ‘소떡’ 이미지는 손으로 구워진 소세지를 집고 모습이 남혐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손 모양이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무신사도 카드사와의 협업을 홍보하는 포스터 속의 손모양이 의심스럽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GS25가 조윤성 사장을 편의점 사업에서 손 떼게하고, 플랫폼BU장으로 총괄 업무만 담당시키고, 마케팅 팀장을 보직해임하고 관련 디자이너를 징계했지만 관련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오픈서베이가 최근 실시한 소비자 신뢰도 조사에서 주로 이용하는 편의점에서 GS25는 지난해 조사에 비해 2.7%포인트 떨어졌다. 신뢰성도 13.8%포인트 내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자고 일어나면 이슈가 더해져 있다. 반일에 이어 젠더 논란, 반중 정서까지 나타나며 소비자의 취향 맞추기가 여간 까다로워진 게 아니다”면서 “내부 단속과 마케팅에 더욱 신중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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