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비슷한 시기에 유상증자했던 한화솔루션과 대한항공의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업황 분위기가 가장 좋을 때, 대한항공은 가장 안 좋을 때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주주들은 75% 이상 수익을 보았지만 한화솔루션 주주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주식을 추가 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가 추가 발행하는 주식은 투자자에게 기존 주식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도록 권한을 준다. 이때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싶은 기존 주주는 일정 비율에 따라 받은 신주인수권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되고,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라면 신주인수권을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다. 기존 주주가 아니면서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싶다면 신주인수권을 사면 된다.
3일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0.30% 하락한 3만3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23.5% 상승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해외여행 정상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올해 3월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들은 75.9%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4일 주당 1만9100원의 가격으로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쌓인 채무를 갚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대한항공은 주당 0.79 비율로 기존 주주들에게 ‘대한항공 46R’이란 신주인수권을 부여했다. 1월 26일을 기준으로 100주를 보유한 주주였다면 약 79주의 신주인수권이 주어졌다. 당시 대한항공의 주가는 2만8000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들은 기존 보유 주식의 주가 상승은 물론 유상증자를 통해 배정받은 주식으로 상당한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 2월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참여한 기존 주주들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가격은 주당 4만2850원. 4만4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현재 주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한화솔루션은 친환경 사업부문이 크게 주목을 받으면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에 기존 주주가 아니었던 투자자들도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신주인수권을 사들이면서 한때 신주인수권 가격이 2만 원으로 두 배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만약 이때 신주인수권을 2만 원에 사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면 현재 30%가량 손실을 봤을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무조건 성공하는 투자가 아니다”면서 “오히려 업황이 안 좋을 때 유상증자를 통해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유상증자 성공 여부는 쉽게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