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억4860만 톤 배출…2018년 대비 10.9%↓
지난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통계 작성 이후 최초로 2년 연속 감소했다. 배출량은 2010년 수준까지 낮아졌고, 정부는 저감대책과 저공해차 보급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했다.
8일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유관기관의 자료와 배출권거래제 정보 등을 활용해 추계한 '2020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을 공개했다. 이번 배출량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수립 및 이행점검을 위해 확정 통계보다 1년 앞서 잠정 추계한 결과다.
지난해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6억4860만 톤으로 전년 잠정치 대비 7.3% 감소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0년 6억5630만 톤을 기록한 뒤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배출량은 현재까지 최정점인 2018년 7억2760만 톤과 비교하면 10.9% 줄어든 수치다.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감소하면서 1990년 통계 집계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최초 사례가 될 전망이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에너지 분야와 산업공정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각각 7.8%, 7.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서흥원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에너지 분야에서 배출량이 많이 감소한 이유는 발전, 화학, 철강 등 산업부문과 수송 부문에서 에너지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먼저 발전·열생산 부문 배출량은 미세먼지·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따른 석탄 발전량 감소와 신재생 발전량 증가, 총발전량 감소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3100만 톤(12.4%)이 줄었다.
수송 부문에서는 유류 가격이 하락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여행·이동 자제의 영향과 저공해차 보급 확대 등 감축 정책의 효과로 배출량이 2019년 대비 410만 톤(4.1%) 감소했다.
산업부문은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배출량도 감소했다. 업종별로 화학 350만 톤(7.6%), 철강 240만 톤(2.5%), 시멘트 220만 톤(8.9%)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상업·공공부분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도시가스 사용이 줄어 배출량이 150만 톤(9.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가정 부문 배출량은 전년에 비해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로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 효율성을 파악할 수 있는 국내 총생산(GDP) 대비 배출량 및 인구당 온실가스 배출량 역시 감소했다.
지난해 잠정 '국내총생산(GDP) 10억 원당 배출량'은 354톤으로 온실가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실질 GDP는 1% 감소한 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인당 배출량'도 12.5톤으로 전년 대비 7.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서 센터장은 "그간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제활동이 회복되면서 2021년에는 배출량이 다시 증가할 여지가 있다"며 "지속적인 배출량 감소를 위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2019년에는 경제가 약 2% 성장했지만 온실가스가 감소한 것을 보면 배출량 감소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도 상당히 있다"며 "배출량 감축 정책 효과와 코로나19가 배출량 감소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종합 분석은 연말쯤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