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고용 회복세, 인플레 위험관리 급선무

입력 2021-06-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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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7%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경제규모를 회복했다. 5월 취업자도 1년 전보다 60만 명 이상 늘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 호조와 생산·소비 개선, 작년 크게 부진했던 성장과 고용의 기저(基底)효과에 힘입은 것이다.

한국은행은 1분기 GDP 성장률(잠정치)이 1.7%로, 지난 4월 나온 속보치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고 9일 발표했다. 제조업 생산이 3.8%, 서비스업은 0.7% 늘고, 민간과 정부소비가 각각 1.2%, 1.6% 증가했다. 수출도 2.0% 늘었다. 설비투자 증가율이 6.1%로 2012년 1분기(9.7%) 이래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잡은 4.0%의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성장률은 -0.9%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뒷걸음쳤다.

이날 통계청이 내놓은 ‘5월 고용동향’에서는 지난달 취업자수가 2755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만9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2개월 연속 큰 폭 줄다가, 3월(31만4000명), 4월(65만2000명)에 이어 5월에도 60만 명대로 증가했다.

고용 증가의 질(質)은 여전히 문제다. 연령별 취업자는 60세 이상에서 45만5000명 늘었다. 전체 고용증가분의 73.5%인데 단기 알바성 재정 일자리가 많다. 민간 기업의 경제활동 주력 세대인 30대(-6만9000명), 40대(-6000명)는 계속 줄고 있다. 산업별로도 공공의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증가가 24만1000명으로 다수였다. 코로나 피해가 심한 도·소매업도 13만6000명 감소로 계속 마이너스다. 세금 쏟아부어 고용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우리 경제지표 호전도 뚜렷하다. 그럼에도 본격 회복이 체감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 더 우려스럽다. 세계은행(WB)은 인플레 위험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신흥·개도국의 정책적 선택이 힘들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WB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5.6%로 제시했다. 80년 만에 가장 강력한 ‘불황 후 반등’이다.

경제정책 운용에 복합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인플레 위험의 경고는 새삼스럽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 억제를 위해 조만간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에 나서고 금리인상도 앞당길 수 있다는 신호를 내놓았다. 긴축 조치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 2013년 Fed의 양적완화 예고에 따른 ‘긴축 발작’의 재연이 우려된다. 경제·금융의 심각한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경기가 회복되고 고용이 늘어나는 지표를 좀 더 냉정히 따져보고, 숫자의 허상(虛像)에 취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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