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국내 소재ㆍ부품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 발표
국내 소재ㆍ부품산업에서 대기업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규모별·산업별 쏠림현상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소재ㆍ부품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국내 소재·부품 사업체 수는 2001년 약 2.2만 개에서 2018년 약 2.6만 개로, 종업원 수는 약 106.3만 명에서 약 131.8만 명까지 증가했다.
생산액은 약 229.6조 원에서 지난해 707.1조 원으로, 부가가치액은 약 90.5조 원에서 약 297.6조 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 대기업 위주의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실제로 소재·부품 사업에서 300인 이상 기업의 생산액 비중은 2001년 49.7%에서 2018년 55.0%로 5.3%포인트(p) 상승했다. 부가가치 비중도 2001년 51.1%에서 2018년 61.3%로 10.2%p 올랐다.
산업별 쏠림 현상도 뚜렷했다. 2018년 기준 생산액 비중은 전자부품(28.6%), 1차 금속제품(15.6%),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13.9%), 수송 기계부품(13.3%) 등 4대 품목이 71.5%를 차지했다.
부가가치액은 전자부품(42.8%),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10.8%), 수송 기계부품(10.3%) 등 3대 품목에 63.8%가 몰리는 등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했다.
2001~2018년 연평균 증가율을 기준으로 보면 생산액 증가 속도는 정밀기기 부품, 금속가공 제품, 전자부품 순으로 높았다. 부가가치액 증가세는 전자부품, 정밀기기부품, 금속가공제품 순으로 나타났다.
금속가공제품, 전기장비부품, 전자부품, 정밀기기부품, 수송 기계부품 등 5개 산업은 종업원 300인 이상 업체의 생산액과 부가가치액 증가세가 가장 높았다.
종업원 1인당 생산액 및 부가가치액으로 본 생산성 개선 속도에서도 일부 산업 위주로 개선세가 집중됐다.
2001~2018년 종업원 1인당 생산액 연평균 증감률은 전자부품, 금속가공제품, 수송기계부품, 정밀기기부품 순으로 나타났다.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액 연평균 증감률은 전자부품이 약 9.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편 과거에 비해 10대 교역 상대국과 교역 상품 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수출의 경우 베트남 비중이 2001년 약 1.1%에서 2020년 약 10.6%로 크게 상승했다. 현재 국내 소재·산업 부문 수출의 절반 이상은 중국, 미국, 베트남에 집중돼 있다.
수입의 경우 일본과 미국 수입 비중 급감세가 두드러진다. 2001년에 각각 약 28.1%, 약 19.8%에 달했던 일본과 미국 수입 비중은 지난해 각각 16%, 11%까지 하락했다. 반면 중국과 베트남 수입 비중은 같은 기간 각각 약 9.4%에서 약 29.3%로, 약 0.1%에서 약 4.3%로 크게 상승했다.
교역 상품 면에선 섬유제품의 비중이 급감하고 수송 기계 부품의 비중이 대폭 상승했다. 전자 부품 수출 비중은 크게 늘진 않았지만, 수출액 자체는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소재부품 수출 중 약 37.8%를 차지한 전자부품의 수출 규모는 2001년 약 254.1억 달러에서 2020년 약 990.1억 달러로 3.9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에 섬유제품의 수출 규모는 약 53.6억 달러에서 약 26.2억 달러로 50% 이상 감소했다.
수송 기계부품의 경우, 같은 기간 수출 규모가 약 28.6억 달러에서 약 223.4억 달러로 약 7.8배 이상 증가했고, 전체 소재부품 수출 내 비중도 약 4.6%에서 약 8.5%로 상승했다.
연구원은 "국내 소재ㆍ부품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 규모별·산업별 쏠림현상을 완화·해결해야 한다"라며 "핵심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면서 산업 전반의 생태계 기반 역할이 확대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선 △소재ㆍ부품 산업 내 산업별 차세대 먹거리 발굴 육성을 통한 생산성 제고 △수요 증가를 위한 정책 불확실성 제거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는 대일본 의존도 완화를 위한 노력 △대외 환경 변화가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역국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