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의유동성(L) 증가세도 11년4개월 최고..통화승수 넉달만 반등, 본원통화 6개월만 감소 탓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이번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였다.
공모주청약에 영끌(영혼까지 끌어 투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광의통화(M2) 증가세는 12년3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두달연속 11%대 증가세다. 이같은 여파로 M2중 기타금융기관 증가율은 5년8개월만에 가장 컸고, 청약자금 중 일부가 증권금융 예수금으로 잡히면서 금융기관유동성(Lf) 증가율도 5년8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SKIET 청약이 월말(4월28~29일)에 이뤄진 탓에 말잔을 기준으로 하는 광의유동성(L) 증가세도 두자릿수대로 올라서며 11년4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돈의 유통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통화승수는 넉달만에 반등했다. 석달연속 사상 최저치 행진을 끊은 것이다.
M2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포함하는 협의통화(M1)에다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2년미만 정기예적금 및 금융채, 금전신탁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사실상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된다.
상품별로 보면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22.0%(134조7000억원) 증가한 746조9000억원을, 요구불예금은 31.9%(89조2000억원) 늘어난 368조7000억원을, 머니마켓펀드(MMF)는 64.3%(35조원) 증가한 89조5000억원을 보였다. 반면, 만기2년미만 정기예적금은 0.9%(10조8000억원) 감소한 1194조4000억원을 기록해 석달째 줄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7.4%(113조3000억원) 늘어난 1653조8000억원을, 기업은 17.2%(144조5000억원) 증가한 984조2000억원을 보였다. 기타금융기관은 16.6%(77조3000억원) 증가한 543조5000억원을 기록해 2015년 8월(17.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기타부문 역시 4.7%(8조원) 증가한 177조4000억원을 보였다. 기금쪽에서 운용상 일시적 요인으로 예금에 돈을 넣었기 때문이다. 이는 12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며 지난해 3월(7.1%) 이후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은 금융통계팀 정진우 차장은 “기조적인 증가요인에다 공모주 청약대금이 몰리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M2에다 2년이상 장기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Lf는 9.5%(404조4000억원) 증가한 4651조7000억원을 보였다. 여기에 국채 및 지방채 등을 포함한 L은 10.7%(575조1000억원) 확대된 5937조9000억원(말잔 원계열 기준)이었다. 이는 각각 2015년 10월(10.2%)과 2009년 12월(10.8%) 이래 최고치다.
김지은 과장은 “M2 증가세가 컸던데다 공모주 청약자금 중 일부가 증권금융예수금으로 잡혔고, 또 청약이 말일에 이뤄지면서 Lf와 말잔기준 L도 늘었다”고 전했다.
전월대비로 보면 M2는 1.5%(50조6000억원) 늘어난 336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평잔 계절조정 기준). 이는 증가율 기준으로는 2009년 2월(2.0%) 이후, 증가폭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직전 최대 증가폭 규모는 2월 기록했던 41조8000억원이었다.
반면, 본원통화는 0.2%(4000억원) 감소한 233조5000억원을 보였다. 이는 작년 10월(-0.1%) 이후 첫 감소며, 2019년 8월(-0.6%) 이래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은의 대예금취급기관 부채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원통화대비 M2 증가율을 의미하는 통화승수는 전월보다 0.24배 증가한 14.41배를 기록했다. 통화승수는 1월 14.44배에서 3월 14.17배까지 석달연속 사상최저치를 경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