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베이 단독 인수....요기요 흥행 어쩌나?

입력 2021-06-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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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조 홀로 비용 마련 부담에 요기요엔 소극 태도 가능성…롯데쇼핑 재등판 여부에 촉각

▲요기요 (사진제공=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단독 인수하며 이커머스 빅3로 발돋음할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또 다른 대형 딜인 요기요가 대기 중이다. 익일 배송과 당일 배송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요기요는 이보다 더 빠른 1시간 즉시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커머스 최종 왕좌에 한층 더 가까워질 마지막 퍼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의 커머스 사업 SSG닷컴과 사모펀드들이 요기요 예비입찰에 대거 뛰며 흥행이 예고됐지만, 이베이 인수전에서 신세계와 컨소시엄을 맺은 네이버의 이탈로 변수가 생겼다. 3조4400억 원의 인수 대금을 홀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 신세계가 요기요 인수전에 소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반전 시나리오도 있다. 이베이 본입찰에서 일찌감치 발을 뺀 롯데가 재등판할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이달 말로 예정된 요기요 인수전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 ‘이베이’서 발 뺀 롯데, 2조로 ‘요기요’ 인수전 나설까?

요기요 인수에는 이마트의 SSG닷컴과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베인캐피털 등 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돼 실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당초 17일이던 본입찰은 이달 말로 늦춰지면서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곳은 투자설명서(IM)를 수령했지만 예비입찰에서는 빠진 롯데쇼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요청으로 본입찰이 밀렸지만, 이베이 인수전에서 밀린 업체에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는 시각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쇼핑 관계자는 “요기요 인수에는 전혀 참여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 조심스럽게 롯데그룹의 재등판을 예견하는 것은 이베이 인수를 위해 마련한 실탄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베이 본입찰에서 롯데는 2조 중반 대를 제시했다가 철회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2조 원대 이상의 자금을 이커머스 경쟁력 확보를 위한 M&A에 쏟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 강희태 부회장은 18일 롯데쇼핑이 이베이 본입찰에서 빠진 후 사내망에 올린 글을 통해 “시너지 및 가치평가 적정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M&A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며 “그로서리(식음료)와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온라인 경쟁력 확대를 위해 인수전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요기요는 배달의민족에 이은 국내 주문 배달 업체 2인자로 쿠팡이츠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음식 배달 뿐만 아니라 생필품 즉시 배달서비스 ‘요마트’를 운영하고, 헬스·뷰티·반려동물 용품 배달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익일배송과 당일배송 등 빠른 배송이 이커머스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1시간 내 즉시배송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유통업체들이 빠른 배송에 승부수를 던진 가운데 1시간 내 즉시 배송에는 아직 절대 강자가 없다. 이런 가운데 쿠팡은 4월 쿠팡이츠를 분사하고, 퀵 커머스(Quick Commerce)와 퀵 딜리버리(Quick Delivery), 큐커머스(Qcommerce) 등의 상표를 특허 신청하면서 퀵커머스 강화에 나섰다.

요기요의 몸값은 당초 배달의민족의 절반 수준인 2조 원대로 알려졌지만, 실사 및 협상 과정에서 1조 원대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최근 2시간 내 ‘바로 배송’으로 퀵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는 롯데로서는 요기요를 통해 이베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커머스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의 또다른 M&A 대상으로 2019년 매각설이 등장했던 티몬이 다시 거론된다. 업계에서 매기는 티몬의 몸값은 1조 원 내외다. 이베이 인수에 2조 중반대 베팅했던 롯데로서는 티몬과 요기요를 사들여 이커머스 사업에 힘을 실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신세계가 W컨셉을 사들인 것처럼 또 다른 패션 전문 이커머스를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이베이’ 인수자금 부담 신세계, ‘요기요’ 인수서 발 빼나?

반면, 예비입찰에 참여한 SSG닷컴을 이끌고 있는 이마트가 요기요 입찰에 적극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네이버의 철회로 이베이 인수에 단독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높은 값을 홀로 지불해야하는 만큼 자금 여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이유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4404억원에 인수하는 거래계약을 맺었다. 당초 신세계는 네이버와 함께 지분 인수를 검토했지만 최종 인수에는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의 부담은 적지 않다. 이마트는 지난해에는 마곡지구 부지를 매각해 6000억 원을 마련했고, 그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637억 원에 달한다. 신세계는 4952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매각한 가양점 판매 대금 6820억 원과 남양주 땅 처분액을 더하면 자금 여력은 2조3000억 원 수준으로 불어난다.

신세계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 5곳과 증권사로부터 투자확약서(LOC) 및 대출의향서(LOI)를 확보해놨다. 하지만 오픈마켓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는 G마켓와 옥션, G9 등에 배송 인프라 구축과 입수 합병에 따른 기타 비용까지 상당한 자금이 한꺼번에 필요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베이 인수에 최종 성공하더라도 3조 원이 넘는 비용에 더해 앞으로 배송 인프라 구축이나 인적 자산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기 떄문에 요기요 인수까지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도 “경쟁사들은 이미 이베이가 가지지 못한 당일 배송이나 퀵커머스와 같은 빠른 배송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와 롯데 두 회사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요기요 인수전은 사모펀드끼리의 경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중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만큼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오프라인 점포와 요기요의 주문 배송 인프라를 연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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