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사고' 59일 만에… 고 이선호씨 장례 '눈물 속 엄수'

입력 2021-06-1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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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에서 일하다 사고로 숨진 20대 청년 노동자 고(故) 이선호 씨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19일 오전 경기 평택시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이씨의 시민장(葬)에서 추모사를 마친 이씨의 친구를 안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경기 평택항 부두에서 일하던 중 컨테이너 철판에 깔려 숨진 청년 노동자 고 이선호씨의 장례가 사고 59일 만인 19일 치러졌다.

고 이선호 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평택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선호씨의 장례를 시민장으로 진행했다.

장례식에는 여영국 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심상정, 배진교, 강은미, 장혜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김미숙 대표 등 노동계 관계자, 유족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아버지 이재훈씨는 "선호가 떠나고 모든 걸 포기하려는 순간도 있었지만, 2개월 동안 이름도 알지 못하던 분들이 내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시고 약해져 가는 제 마음을 추슬러주셨다"며 "오늘 이 자리에 모여주신 여러분들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우리는 구의역 김군, 김용균 씨, 김한빛 씨 이후 각 분야 노동자들이 죽음에 내몰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선호 님을 잃고 나서야 우리는 항만의 노동자들도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더 빨리 깨닫고 관심을 가졌다면 그들은 우리와 함께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숨진 355명의 영정을 들고 청와대로 행진하겠다. 더는 희생되는 노동자가 없게 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영국 대표는 "300㎏ 쇳덩이는 23살 청춘을 덮치고 삶의 희망을 산산조각 내며 제2, 제3의 김용균만은 막아보자던 우리 심정을 산산조각 냈다"며 "사람 목숨 앗아가도 기업주는 멀쩡하고 함께 일하던 노동자만 처벌받는 세상의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고 이선호씨는 지난 4월 22일 평택항 내 FR 컨테이너에서 화물 고정용 나무 제거 작업을 하던 중 지게차가 왼쪽 벽체를 접으면서 발생한 충격으로 오른쪽 벽체가 넘어지면서 깔려 숨졌다.

현행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컨테이너 작업을 할 때는 사전 계획을 세우고 안전조치를 먼저 마련해야 하지만, 당시 작업은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15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원청 업체 관계자 등 5명을 입건했고, 이 가운데 지게차 기사를 구속했다.

유족들은 이번 사고의 원청업체인 '동방' 평택지사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이씨의 유해를 서호추모공원에 안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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