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해외주식을 거래하는 국내 투자자)가 밈 주식(meme stock)에 빠졌다.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거론되는 변동성 높은 주식을 찾아 짧은 시간에 사고 파는 ‘단타 거래’에 열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6월 16~22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기업은 AMC엔터테인먼트 홀딩스(AMC)로 나타났다. 이 기간 총 2억6228만 달러(한화 2976억 원)를 사들였다.
영화체인업체인 AMC는 이른바 밈 주식의 대표격이다. 밈 주식이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 개설된 주식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의 수급이 몰리는 종목을 의미한다. 월스트리트베츠는 올해 초 개인투자자들이 헤지펀드의 공매도 포지션에 반발해 공매도 타깃 종목의 매수 논의가 이뤄진 곳이도 하다.
AMC 역시 해당 커뮤니티에 거론되면서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5월 초 12달러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몰리며 이달 23일(현지시간) 기준 58.27달러로 장을 마친 상태다. 지난 2일에는 하루만에 95% 폭등하며 62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서학개미는 AMC에 이어 클로버헬스케어(2013만 달러)도 대거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밈 주식으로 분류된 베드베스&비욘드, 웬디스 등 도 하루에도 수십 퍼센트의 등락률을 보이고 있다. 밈 주식은 사는 이유도, 주가가 급등락하는 이유도 불분명한 게 특징이다.
밈 주식의 연장선에서 변동성이 큰 스팩, 동전주 등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 매수 상위 종목에는 개인과 기간 사이 공매도 전쟁을 일으킨 게임스탑(4435만 달러), 루시드모터스 관련 스팩인 처칠 캐피털 스팩(2814만 달러), 사기 논란에 휩싸인 중국 드론업체 이항홀딩스(1634만 달러)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닷컴 버블 때 성장성이 없는 인터넷 관련주에 자금이 대거 몰리는 성향과 유사하다”며 “밈 열풍 등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수급이 몰리는 자산에 투자하는 건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