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2021 확대경영회의' 개최…넷 제로 추진 공동 결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좋은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완성해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공감과 신뢰를 얻어야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3일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전날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우리 그룹은 그동안 수소, 배터리, RE100 등 환경 분야를 선도해 왔고, 비즈니스 모델 혁신, 사회적 가치, 더블보텀라인(DBL), 공유인프라, ESG 등 여러 딥체인지 방법론으로 많은 성과를 이뤘다”라며 “이제는 이 같은 방법론들을 한 그릇에 담아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실천해 나간다면 결국 신뢰를 얻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이날 ‘동기화'를 키워드로 ‘좋은 파이낸셜 스토리’의 개념과 필요성을 제시했다.
각 회사의 미래 비전에서부터 이사회 운영, 구성원 평가 등 모든 요소가 파이낸셜 스토리 안에서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것처럼 조화를 이루고 이해관계자별로 맞춤 스토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최 회장은 회사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따른 산업별 메가 트렌드 변화와 글로벌 환경 변화 등 감내하기 어려운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는 만큼 CEO들은 구성원, 투자자, 이사회, 사회 구성원 등 내외부 모든 이해관계자의 신뢰와 믿음을 끌어낼 수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 완성의 주체가 돼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개별 회사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 뿐 아니라 그룹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수소 등을 그룹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로 만들었을 때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라며 그룹 전체 차원에서 ‘넷 제로(Net Zeroㆍ탄소 중립)’ 조기 추진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향후 탄소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것을 고려하면 넷 제로는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의 폭이 커져 결국에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 CEO들은 이날 글로벌 화두인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그룹의 역량을 결집, 글로벌 탄소 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 배출 제로(‘0’)를 달성하자는 넷 제로 추진을 공동 결의했다.
이번 결의는 SK그룹사들이 2050년 이전(‘2050-α’)까지 이산화탄소(CO2) 등 7대 온실가스를 직접 감축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SK머티리얼즈가 넷 제로 달성 목표를 2030년으로 잡은 것을 필두로 회사별로 조기달성 목표를 수립했다. 최소 10년 단위로 중간목표를 설정해 그 결과를 매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그룹 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약 35%, 2040년까지 약 85%를 줄여 기후 대응 리더십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는 SK가 탄소 감축 활동을 하지 않았을 경우 예상되는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AU)를 2030년까지 65%, 2040년까지 93% 줄이겠다는 것으로 넷 제로 달성을 위한 SK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한편, 이날 확대경영회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올해는 외부 투자전문가, 경영 컨설턴트, 경제연구소장 등 전문가들이 참석해 SK가 추진하는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시각을 공유했다.
SK CEO들과 파이낸셜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조대식 의장은 모두 발언에서 “그간 SK는 딥체인지를 위해 다양한 혁신을 시도해 왔으나 아직 실질적 변화와 성과는 부족해 보인다”라며 “올해가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의 원년인 만큼 각 사의 파이낸셜 스토리가 이러한 관점에서 제대로 수립되었는지 재차 점검해 ‘과감하고’, ‘빠르고’, ‘냉철하게’ 실행하자”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