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물가상황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물가안정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연 2회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발간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 내용을 설명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2021년 상반기 우리 경제의 물가상황과 향후 전망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최근의 물가상황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2019년 이후 0%대에 머물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금년 2월 1%를 웃돈 후 4월에는 2.3%, 5월에는 2.6%로 높아지며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하였습니다.
금년 들어 물가 오름세가 크게 확대된 것은 올해 초 한파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의 영향으로 농축산물가격이 급등한 데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상반기중 유가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공급측 요인에 더해 최근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개인서비스물가를 보면 금년 1~5월중 5개월간 1.8% 상승하였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오름폭, 1.3%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일시적 요인이나 정부정책의 영향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의 오름세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교무상교육 등 정부정책의 영향을 제거한 이른바 ‘관리물가 제외 근원물가’의 상승률이 금년 들어 0.6%p나 높아졌습니다.
이처럼 최근 물가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2019년 9월 이후 1%대 중후반에 머물러 있던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금년 들어서는 2%를 넘어섰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대로 최근의 물가 오름세는 농축산물가격, 유가 등 공급측 요인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점차 줄어들면서 내년에는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 이내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도 더욱 개선되는 등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최근의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다시 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Return of Inflation)하는 것은 아닌지, 이에 대한 논의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의의 핵심은 원자재가격 급등이라든가 수요압력 증대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할지 여부에 대한 견해 차이에 있다 하겠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물가흐름을 보면 기저효과와 공급측 영향이 커서 물가상승률 자체는 지금보다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기 시계에서 보면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 또한 적지 않게 잠재해 있습니다.
먼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행한 재정부양책과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빠른 경기회복과 맞물려 물가상승압력을 더욱 확대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노동이동의 제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회복이 지연될 경우 병목현상(bottleneck inflation)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으며, 친환경경제(Green Economy)로의 이행과정에서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높은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서 추가적인 물가상승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늘 아침 발표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을 보면, 최근 5개월 동안 이미 0.5%p나 상승하였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변화를 보다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위험추구 성향이 강화되면서 자산가격이 급등하고 민간부채가 크게 확대되는 등 금융불균형이 커지고 있습니다.
누차 강조한 바 있습니다만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경제주체들의 레버리지를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경기, 물가 상황과 함께 이러한 점에도 유의하면서 통화정책을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연말에 개최되는 다음 설명회에서는 백신접종이 순조롭게 마무리되어 기자분들을 직접 뵐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