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는 국회의사당과 정당들이 몰려 있는 서여의도와 증권사가 몰려 있는 동여의도가 함께 한 동(洞)안에 자리잡고 있다.
한 동에 자리잡고 있는 서여의도와 동여의도가 윤석열을 놓고 서로 다른 평가를 하는 동상이몽에 빠져 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가 있는 서여의도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 도전 선언을 하고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동여의도 주식시장에서는 윤 전 총장은 이미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하고 있는 대권 후보다.
서여의도에서는 윤석열이 검찰총장을 사퇴하고 난 이후 소통이 없고, 세력이 없으며 콘텐츠가 없다고 지적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지난 20일 대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의 청년 지지모임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윤석열 전 총장이 공정을 얘기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지금은 지지율 1위지만 아직 메시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동여의도 주식시장에서는 윤석열 테마주는 정책 관련주까지 나오고 있다.
이를 놓고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MZ세대를 필두로 한 최근 사회 트렌드 변화에서 원인을 찾는다.
최근 트렌드는 ‘가르치는 시대에서 가리키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듣고, 보여주고, 방향을 가리켜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은 기존 정치권을 통해 현재의 지지율이 나오지 않았다. 직접 자신의 고향을 말하며 지역 기반을 다지는 기존 정치인들과 달리 친구를 만나거나 조상 묘를 성묘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지역기반이 어디인지를 보여준다.
반도체 수급 이슈가 한참일 때 서울대 반도체 연구소를 홀로 찾아가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생각을 말하며 나아갈 방향을 가리킨다.
골목상권을 찾아 청년문제를 이야기 하고, 공정 실현 위한 노동·경제 전문가를 만나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한다.
서여의도는 ‘전언 정치’라거나 언제까지 ‘공부’만 할거냐고 하지만 아무리 옳고, 좋은 말도 직접적으로 말하면 가르치려 든다며 ‘꼰대’ 취급하는 MZ세대에게는 적절한 행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여의도의 동상이몽은 서여의도와 동여의도 뿐 아니라 정치테마 투기꾼들과 금융당국 사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정치테마를 투자하는 사람들은 예전 같으면 몇 번은 나왔을 정치테마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 착수 이야기가 없다 보니 금융당국이 손 놓고 있다고 착각한다.
반면 금융당국은 정치테마에 대한 경고와 조사 착수 발표를 해도 시장 반응이 점점 무뎌져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과거 대선 기간에 비하면 금융당국은 정치테마 조사 경보를 울리는데 소극적이다.
매번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 정치테마주들이 활개를 친다. 정치테마주는 투기라고 말 하기도 아깝다. 홀짝 게임을 하는 수준일 뿐이다.
문제는 도박이라고만 치부하고 무시하기에는 최근 정치테마주가 너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관련주들은 100여 개에 달 할 정도다.
금융당국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인터넷 게시판, SNS를 비롯해 정치테마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조사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도둑이 도둑질하고 나면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예 도둑질을 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주식시장에 정치테마에 대한 위험성과 조사에 대한 경보를 적극적으로 울려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