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은 대외협력위원장 권영세에게 바통 터치
야권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처음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구체적인 대화 없이 덕담만 주고받고 추후 만남을 기약했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과 소통 창구를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이라고 못 박은 가운데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은 30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조선일보가 주관하는 '2021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은 행사 도중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나 정권교체에 관한 이야기 등은 나누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인 인사를 나누고 덕담하고 조만간 한번 보자는 취지로 말씀하셨다"라며 "공식 행보를 시작했으니 알차게 행보하셨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도 "오늘 사실 처음 뵀다"며 "인사를 나누고 가까운 시일 내에 한 번 뵙기로 그렇게 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더 깊은 얘기는 나눌 상황이 아니어서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만남 제안에 "저희 당 공식 채널인 권 의원과 소통하시고 저희가 또 따로 소통할 일 있으면 그다음에 만나 뵐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고 얘기했다. 윤 전 총장이 아직 당 밖 주자인 만큼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의 입당에 대해선 "공당으로서 진행해야 하는 일정이 있어서 특정 주자를 위해 일정을 조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걸 이제 공지하고 있다"며 "어떤 세력과 함께하겠다는 것이 명확했기에 야당으로서 안심했고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사실상 윤 전 총장 변호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전날 연설에 관한 지적에 대해 "나름대로 본인이 일종의 공약에 해당하는 부분들은 앞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며 "현장을 나가서 세상의 모든 이슈, 어려운 이슈들에 대해서 어떠한 해답을 내놓는지를 보면서 이분이 과연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국민이 평가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X파일 논란에 대해서도 "내용이 나오지도 않고 오히려 'X파일이 있다더라' 이게 지금 네거티브"라며 "전형적인 저급한 마타도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총장 출신이라 정치적 중립성이 저해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논리학에서 얘기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며 "전례가 최소한 몇십 명 정도가 있어야 '검사 출신이 하나도 없는 거로 봐서 지금 문제가 있다'라는 식의 평가를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정치 행보를 본격화한 윤 전 총장은 콘퍼런스 행사에 이어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다. 윤 전 총장 측에 따르면 이후에는 전국을 돌며 민심 투어를 계획 중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