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철호 출협 회장 간담회…문체부 추진 '통합전산망'과 겹칠 가능성
최근 장강명, 임홍택 작가 등이 출판사의 불투명한 인세 지급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자 마련한 방안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가 60억 원을 들여오는 9월부터 선보일 예정인 출판유통통합전산망(통전망)과 공유시스템의 기능이 유사할 가능성이 있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철호 출협 회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장강명 작가 등 사례에서 보듯 출판사의 인세 지급 지연 및 계약 위반 등 문제가 드러나 출판사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며 "이를 해결하고자 공유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출협이 만든 도서판매정보 공유시스템은 책 판매량을 저자와 공유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이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영풍문고 등 단행본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대형서점 5곳의 온라인 공급망관리(SCM) 정보를 기반으로 제작했다.
이 시스템을 통하면 흩어진 판매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는 게 출협의 설명이다. 개발 기간은 한 달가량이 소요됐고, 예산은 1억 원 남짓이 들었다.
윤 회장은 "현재는 단행본의 70% 수준을 확인할 수 있지만, 출판사들의 참여를 늘린다면 95% 정도까지 이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가 만들어 운영할 통합전산망은 도서 생산·유통·판매 정보를 종합적으로 수집·관리하는 전산 시스템이다. 예산만 약 60억 원이 투입됐고, 80개가 넘는 기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출협은 문체부가 추진하는 통전망에 대해 "통전망을 강요하고 그에 순종하지 않는 출판인들에게 사업적 불이익을 주려는 행위는 용납하기 힘들다"며 반발하고, 민간 운영을 주장해왔다.
공유시스템의 기능이 통전망과 중복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 회장은 "우리의 시스템은 저자에게 판매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개발한 것"이라며 "문체부의 통전망은 저자에 대한 판매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된 게 아니라 최근 문제가 발생하니까 그런 기능이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통전망과의 결합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출협은 이날 문체부가 추진하는 표준계약서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계약서를 만들어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논란이 된 계약 기간 10년 및 자동연장 규정을 없애고, 2차 저작권 사용과 관련해서도 저작자와 출판사가 상호 명확한 사업적 합의 의사를 확인한 뒤 진행하도록 문구를 개선하기로 했다.
윤 회장은 "10년 계약과 자동 연장 부분을 지우고, 2차 저작권에 대해 작가의 거부 조항을 두는 식으로 수정했다"며 ""출판표준계약서의 문제 제기된 내용을 전면 재검토해 수정된 출판표준계약서를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