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1일 은 위원장은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열린 ‘햇살론 뱅크 업무 협약식 및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불요불급한 가계대출 취급은 최소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은 위원장은 참석한 은행장들에게 “금리 상승 위험은 정부와 차주, 은행이 함께 줄여야 한다”며 “은행은 상환 능력 내에서 대출 취급 관행이 정착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은 위원장의 발언은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을 논의하고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높아지면 차주의 금리 부담이 역시 높아지기 때문이다.
은 위원장은 “돈을 빌려서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수익률이 높지 않다”며 “이런 분들이 일차적으로 줄이면 당연히 가계부채는 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은행들도 자산 관리 측면에서 신경을 쓰고 전체적으로 가계부채 증가율을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9년 4.1%에서 지난해 7.9%로 뛰었다.
그러면서도 은 위원장은 추가적인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4월에 가계부채 대책을 냈는데 또 낸다면 정부 신뢰도와 맞지 않다”며 “지금 대책도 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작돼 부동산 규제 지역에서 6억 원이 넘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 또는 1억 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는 개인은 DSR 40% 규제를 받는다. 은 위원장은 “6월 숫자를 봐야 한다”며 “(부채가) 증가하는 부분은 신경 쓰고 있다”도 부연했다.
한편 가상화폐 실명계좌 발급에 대해 면책기준을 마련해달라는 주장과 관련해 은 위원장은 “생각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글로벌한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가 우리 은행을 면책해준다고 해도 미국 등 외국에서 제재를 걸 경우 금융위의 면책조항이 유효하지 않다는 뜻이다.
은 위원장은 이어 “사모펀드는 개인의 재산을 금융위가 인가한 업체가 받아 보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가상자산은 그런 성격인지 아니면 개인 투자인지는 생각을 더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