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00억 원 파산 코인빈, 청산하니 58억 원뿐…피해자들 ‘한숨’

입력 2021-07-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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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거래소 파산주의보③] 프라이빗키 분실 직원, 고의성 인정 안 돼

(로이터연합뉴스)

개정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시행으로 가상화폐거래소에 빨간불이 켜졌다. 거래소들은 9월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은행으로부터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 발급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사실상 영업이 불가능해진다. 부실 가상화폐거래소의 퇴출이 본격화하면 대규모 ‘기획 파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떠안게 된다. 현재 서울회생법원에는 2건의 가상화폐거래소 파산 신청서가 접수됐다. 이투데이는 이들 2개 가상화폐거래소의 파산 절차를 따라가면서 ‘코인런’(먹튀) 우려를 5회에 걸쳐 짚어본다.

담당 직원이 수백억 원대의 암호화폐 보관 계정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키’(프라이빗키)를 분실해 파산한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빈의 청산 금액이 수십억 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코인빈의 파산재단에 귀속된 금액은 37억 원으로, 예상배당률은 8.2% 수준이다.

현재까지 채권자들이 신고한 금액은 303억 원이다. 채권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피해 금액은 더 증가할 수 있다. 채권자들은 파산재단에 귀속된 총 재산을 분배해 배당을 받게 된다. 피해자들의 손실 회복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코인빈의 자산 대부분이 청산됐다. 파산관재인은 최근 코인빈이 보유하던 암호화폐 전부를 매각했다. 코인빈은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에스브이(BSV), 라이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가지고 있었다. 파산 선고 당시 12억 원으로 평가됐지만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하면서 약 27억 원에 전량 매도했다.

코인빈은 2019년 2월 서울회생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직원이 비트코인 520개와 이더리움 101.26개가 담긴 암호화폐 지갑의 ‘프라이빗키’를 분실한 것이 파산의 주된 원인이 됐다. 이 직원은 코인빈이 인적·물적 자산을 승계한 유빗의 창업자 이모 씨다. 이 씨는 코인빈에서 운영본부장을 맡았다.

사고는 이 씨가 비트코인 600개가 들어 있는 종이지갑에서 80개를 렛저지갑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종이지갑에서 비트코인을 일부만 찾을 경우 남은 잔액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프라이빗키’가 생성되는데, 이 씨가 남은 비트코인 520개에 접근할 수 있는 ‘프라이빗키’를 저장하지 않고 삭제한 것이다.

코인빈 측은 “암호화폐 전문가로 활동한 이 씨가 비트코인 지갑 관리 방법을 모를 리가 없다”며 이 씨의 횡령을 의심하고 있다. 이에 파산관재인은 이 씨를 상대로 분실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배상하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최근 이 씨의 책임을 80% 인정해 비트코인 520개와 이더리움 101.26개를 당시 시세로 환산한 약 21억 원을 코인빈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이 씨가 고의로 ‘프라이빗키’를 삭제해 횡령한 것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결은 지난달 17일 확정됐다.

이로써 300억 원대의 피해액이 발생한 코인빈의 최종 청산 금액은 58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씨에게 21억 원이라는 현금이 없어 코인빈이 법원 판결 금액을 반환받지 못하면 채권자들은 37억 원을 나눠 분배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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