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루밍족이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백화점이 남성 고객에 주목하고 있다. 그루밍족이란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남성 해외 패션 전문관을 꾸리는 한편, 럭셔리 시계브랜드 IWC카페와 루이비통 멘즈 등 남성 명품 매장 속속 유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5층을 남성 고객들을 위한 해외 패션 전문관으로 탈바꿈한다고 10일 밝혔다. 기존에는 5층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던 영업면적 2315㎡(약 700평)이 4960㎡(약 1500평) 규모로 2배 이상 확대하고, 본점 5층 전체를 남성 해외 패션 브랜드로 채운다.
먼저 지난 8일에는 하이엔드 RTW 브랜드 ‘톰포드’, 도메니코 돌체&스테파노 가바나 듀오 디자이너가 1985년 런칭한 ‘돌체앤가바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엘파올로 피치올리의 ‘발렌티노’ 등 14개의 신규 브랜드가 오픈했고, 8월에는 루이비통 멘즈가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기존 복합 매장으로 운영하던 브랜드 중 남성 고객의 비중이 높은 브랜드의 멘즈 매장도 새롭게 오픈한다. 이태리 하이엔드 캐시미어 브랜드 ‘로로피아나’, 베트멍 창립자 뎀나 바잘리아의 하이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발렌시아가’, LVMH 그룹의 하이 컨템포러리 브랜드 ‘겐조’ 등이 대표적이다.
남성들의 취향을 반영한 시계 테마의 카페도 선보인다. 명품 시계 브랜드인 IWC가 전세계 2호점인 트렌디한 카페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친환경 소재를 인테리어에 적용하였으며, IWC의 대표 컬렉션인 ‘빅 파일럿 워치’를 테마로 매장을 구성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도 지난달 1년에 걸친 남성층 리뉴얼을 마치고 ‘멘즈 럭셔리관’을 내놨다. 특히 4층에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 비통’의 남성 전문 매장을 오픈하며 고객들의 발걸음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오픈하는 ‘루이 비통’ 남성 전문 매장은 172㎡(약 52평) 규모로,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 ‘버질 아블로(Virgil Abloh)’가 디자인한 루이 비통 2021 가을-겨울 남성 프리컬렉션 등 남성 전문 의류 및 액세서리 등을 선보인다.
지난해 6월 압구정본점 4층의 이름을 ‘멘즈 럭셔리관’으로 정하고, 글로벌 럭셔리 남성 브랜드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강화해 왔다. 지난해 ‘구찌 멘즈’, ‘발렌시아가 멘즈’, ‘랄프로렌 퍼플라벨’, ‘로로피아나 멘즈’ 등을 입점시킨데 이어 올해에는 ‘프라다 워모’, ‘돌체앤가바나 우오모 스토어’ 등을 선보였다.
루이비통은 이달 16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성수동에 팝업 스토어 형태의 ‘템포러리 레지던시(Temporary Residency)’를 연다. 2021 FW 남성 컬렉션과 글로벌 남성 패션 시리즈 이벤트의 최신작인 ‘루이 비통: 공원에서의 산책(Walk in the Park)’을 국내 최초로 선보일 예정으로 버질 아블로가 제작한 루이 비통의 스니커즈, 부츠, 액세서리 등을 만날 수 있다.
최근 나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20~30대 남성들을 중심으로 남성 해외 패션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남성 고객의 해외 패션 매출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전년대비 66% 고신장 했다. 특히 소비를 주도하는 2030세대 고객이 급증해, 현재 남성 해외 패션 매출의 절반 가까이(약 44%) 차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6월 압구정본점 4층을 ‘멘즈 럭셔리관’으로 꾸미고 남성 매출이 대폭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멘즈 럭셔리관’의 매출은 지난 2019년 하반기와 비교해 14.4% 늘었고,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7% 늘었다. 특히, 3040 남성 고객의 올해 매출은 106.8% 확대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판교점 등에도 글로벌 럭셔리 남성 브랜드를 강화해 ‘남성 럭셔리 부띠끄’로 변신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