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요가, 패션에 관심이 많은 22살 광고 모델 '로지(ROZY)'. 로지는 최근 한 금융사의 광고모델로 등장해 뛰어난 춤 실력과 매력적인 외모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로지의 진짜 정체가 밝혀졌다. 진짜 사람이 아닌 디지털 기술로 탄생된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였던 것. 디지털 세계에만 존재하는 가상 인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팬들의 지지를 얻고, 이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실제 브랜드 홍보모델로 발탁되는 등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로지는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선보인 국내 최초의 가상 인플루언서다. 싸이더스스튜디오는 Z세대가 열광하는 셀럽들의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 그들에게 인기 있는 얼굴을 3D 기술력으로 표현해냈다.
그결과 동양적인 외모와 서구적인 체형, 개성 넘치는 패션 센스를 가진 인플루언서로 탄생한 로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화보나 일상을 공유하고 댓글로 팬들과 소통하며 실제 인플루언서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로지는 무려 2만5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SNS 스타다. 이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로지는 패션잡지, 화보 촬영, 광고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신한라이프 광고 영상이 TV에 송출되면서 대중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출연한 광고는 유튜브에서 조회수 67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영상에는 "가상모델인 줄 몰랐다" "쉽지 않은 춤인데 잘 춘다고 생각했는데 가상 인간이라니" "당연히 진짜 사람인줄 알았다" "기술이 조금만 더 발전하면 인간의 눈으로 구분을 못 하겠다"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로지는 위에서 언급한데로 국내 최초의 가상 인플루언서다. 하지만 최초의 가상 인간은 아니다. 로지 이전에 사이버 가수 아담이 있었다. 1998년 등장한 아담은 20세의 나이에 178cm, 68kg으로 훤칠한 몸매로 인기를 끌었다. 아담은 2장의 앨범을 내놓으며 가수로도 활동했다. 당시 아담이 내놓은 첫 앨범은 무려 2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담은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각종 CF도 섭렵했다. 하지만 아담은 반짝 인기를 누리다 이내 사라졌다.
이후 사이버 가수 2호 사이아트가 새로 등장했으며, 사이버연자인 조아도 최초로 데뷔(?)했지만 큰 화제를 모으지는 못했다.
오랜기간 외면 받았던 가상인간은 기술의 발달과 함께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로지를 중심으로 버추얼 인플루언서 시장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는 SNS 300만 구독자를 보유한 ‘릴 미켈라(Lil Miquela)’와 가상 뮤지션 ‘버뮤다(Bermuda)’ 등이 활동하고 있다.
모델 겸 가수로 활동 중인 미켈라는 흑인 인권 운동 등에도 목소리를 내며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8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포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