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을 전시하기 위한 기념관 후보지가 서울 송현동과 용산 두 곳으로 압축됐다.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최종 선정은 올해를 넘기지 않을 예정이다.
두 지자체는 해당 부지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며 최종 후보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용산구는 7일 정부 발표 이후 즉각 환영입장을 내고 고인의 의지를 실현시킬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서울과 지역이 상생해야 한다는 대명제에는 공감하지만 문화시설의 경우 무엇보다 입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용산구는 5월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제안하며 용산동6가 용산가족공원 내 문체부 소유 부지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해당 부지는 남산과 한강을 연결하는 녹지축 한 가운데 위치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한글박물관이 지척인데다 용산국가공원까지 들어서면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용산구는 용산역과 서울역 등 철도교통의 중심지로 외부 진입 쉽다는 장점이 있다. 용산구 관계자는 "경의중앙선, 신분당선(예정) 등 지하철 라인에 철도까지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대 57만㎡는 4월 중소벤처기업부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새롭게 지정됐다. 용산구는 2024년까지 510억 원가량을 투입해 '용산 역사문화 르네상스' 사업을 진행한다. 용산구 관계자는 "이건희 미술관이 신설되면 관광객들이 국립중앙박물관과 주변 역사문화 르네상스 특구, 이태원관광특구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오감만족을 충족시키는 위치"라고 설명했다.
성 구청장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처럼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미술관이 돼야 한다"며 "이건희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공원 일대를 묶어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벨트로 가꿔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종로구는 "송현동은 삼성에서 미술관을 지으려다 포기했던 장소로 고인의 유지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곳"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도 우리 편"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정부에서 송현동에 이건희 미술관을 짓는다면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해당 부지가 적지라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서울시는 대한항공으로부터의 송현동 부지 소유권 이전 절차를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4월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에 따라 서울시, 대한항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송현동 부지 3자 매각에 합의했다. LH가 송현동 부지를 대한항공으로부터 매수한 뒤 이를 서울시가 보유한 시유지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부지 매입 관련 마무리 단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송현동 부지 인근의 국립현대미술관, 개관을 앞둔 서울공예박물관, 삼청동, 인사동, 북촌 내 밀집한 다양한 갤러리 및 공방 등과 맞물려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문체부는 앞으로 관계기관과의 협의, 위원회의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