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할 때만 해도 그렇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극이 진행될수록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며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완벽하게 각인시킨 배우가 있다. 바로 배우 이현욱이다.
이현욱이 ‘마인’에서 연기한 한지용은 두 얼굴의 인물이다. 희수(이보영 분)의 남편이자 효원가 둘째 아들로 겉보기에는 완벽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끔찍한 악행을 저지르며 주변인들에게 고통을 줬다.
‘빌런’의 끝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미움을 사기도 했지만, 극의 클라이맥스를 이끌어가며 드라마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사랑받았다. ‘국민 욕받이’, ‘국민 쓰레기’라는 애칭까지 얻은 것.
이현욱의 연기 내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그는 2010년 영화 ‘가시심장’으로 데뷔, 연극 무대에 주력하다 2019년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JTBC ‘모범형사’,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등에 출연하며 서서히 이름을 알렸다.
‘마인’을 통해 주연배우로 성장하며 스스로 극을 이끌어갈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낸 이현욱.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앞으로의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이현욱과의 일문일답.
Q. 종영 소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끝나서 다행인 것 같다.
Q.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좋은 감독님과 작가님 그리고 좋은 선후배님들과 작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극의 흐름을 끌고 갈 수 있는 배역이었기 때문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Q. 기억에 남는 명장면은? 그 이유는?
많은 장면이 기억에 남지만 극 중 서현(김서형 분)과 진호(박혁권 분)와 함께 한지용의 사무실에서 속내를 드러내는 장면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Q. 한지용의 만행이 아주 잔인했는데, 본인이 연기하면서도 놀라고 끔찍했던 장면이나 대사가 있나.
-어머니와 아버지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뻔뻔하게 연기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제가 하면서도 이 정도로 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있었다. 끔찍하고 놀랐다기보다 하면서도 기분이 이상했던 기억이 있다.
Q. 쟁쟁한 선배 배우들과 함께 연기했는데, 그 안에서 기에 눌리지 않고 자신만의 연기를 잘 표현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선배님들이 많이 이끌어주셨고 집중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냥 따라갔던 것 같다. 제가 하는 연기를 흡수해 주시고 또다시 주시고 현장에서 그럴 때마다 너무 재밌고 희열도 느꼈다.
Q. 선배 배우들과 연기하면서 배우고, 본받고 싶은 면이 있다면.
-연기하신 지 오래되셨는데도 흐트러짐 없이 집중하시고 철저하게 준비하시는 모습 보면서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게으른 성격이라 저런 모습을 꼭 내가 배워야겠다는 생각했다.
Q. 평소 SNS를 보면 장난기도 많고, 유머러스한 편인 것 같은데 한지용 캐릭터와 실제 본인의 모습이 많이 다른 것 같다.
-제가 싫어하는 인간상이나 행동 등을 한지용에 다 대입을 하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 그래서 힘들다기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제 모습이 있는 모습을 연기했다면 수치스러워서 못했을 것 같다.
Q. 시청자들에게 많은 욕을 먹어 ‘국민 욕받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일단 역할 때문인지 좋은 눈빛은 아니었던 기억이 많다. 그래도 작품에 집중을 해주신 거라 좋게 생각하고 있고 전에 비교하면 예전엔 어떤 역할이라고 해주셨다면 지금은 “이현욱이다”라고 말씀해 주실 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Q. ‘마인’을 통해 배운 점, 얻은 점은?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이 가장 우선인 것 같다. 서로 배려하면서 작업을 해서 일정이 바빠도 잘 버틴 것 같다. 그리고 어떤 기술적인 부분보다 마인드적인 부분에서 많이 채워지고 배운 것 같다. 박원숙 선생님과 여러 선배님들 보면서 약하고 간과했던 부분들, 매너리즘으로 빠질 수 있었던 부분들을 바로잡고 채웠던 것 같다.
Q. 실제 이현욱의 ‘마인’은 무엇일까
-이현욱으로서의 마인은 조금 다중적인데 ‘가족’ 그리고 ‘나의 삶’ 속에서 혼란스러운 것 같다.
Q. 배우로서의 목표와 더불어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는?
배우로서의 뚜렷한 목표보다는 현재의 주어진 것에 집중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 앞으로 사실 장르나 캐릭터보다는 연기하는 데 있어서 흥미나 도전해볼 만한 것들 위주로 선택을 하는데 코미디나 일상적인 휴먼 드라마도 해보고 싶다. 7월 말부터 넷플릭스 ‘블랙의 신부’ 촬영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