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들의 해외 진출이 파죽지세다. 해외 점포 오픈은 물론 PB(자체 상표) 상품 수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 라이벌인 GS25와 CU(씨유)의 해외 점포는 이미 100호점을 넘겼다. 여기에 GS25는 자체 수제 맥주를 ‘본고장’ 독일에 수출하는가 하면, CU는 몽골의 ‘얼굴’인 칭키스칸 국제공항에 입점하는 쾌거를 거뒀다.
BGF리테일은 이달 1일 정식으로 운항을 시작한 몽골 新 칭키스칸 국제공항(Chinggis Khaan International Airport)에 편의점 CU를 단독 입점시켜 두 개 점포(CU NUBIA302점, NUBIA204점)를 오픈했다고 15일 밝혔다. 칭키스칸 국제공항은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약 50㎞ 떨어진 군 쿠싱밸리에 위치한 몽골 유일의 국제공항으로 승객 수용 규모는 현재 1만 1980명이다.
CU는 2018년 4월 몽골 기업인 센트럴 익스프레스와 마스터 프랜차이즈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업계 최초로 몽골 시장에 진출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과 매장 개설ㆍ운영권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이다.
칭키스칸 국제공항은 일본 정부가 과반 이상을 투자해 건설한 것으로 한국 브랜드인 CU가 입점하는 것에 대해 공공연하게 난색을 표했지만, 업계 1위라는 브랜드 파워와 고객 선호도를 앞세워 6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운영권을 따냈다는 후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CU의 몽골 점포는 130개를 돌파하며 몽골 편의점 1위 자리를 꿰찼다.
CU의 해외 진출은 몽골 뿐만 아니라 올해 4월에는 말레이시아에 1호점을 오픈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점포는 4개로 향후 5년 간 목표는 500호점 이상 오픈이다. 아울러 지난 2월에는 해외 수출용 PB 상품인 ‘GET 카페라떼캔’ 2만 개를 몽골 울란바토르로 수출하기로 했다. CU가 해외 수출 전용 상품을 선보인 첫 사례다.
임형근 BGF리테일 해외사업실장은 “현지 브랜드도 입점하기가 어렵다는 국제공항에 입점하여 몽골을 방문하는 내·외국인에게 대한민국 브랜드 CU를 알리고 수준 높은 서비스와 상품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라며, “더 많은 세계 무대에 도전하여 CU를 K-CVS의 글로벌 스탠다드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GS25도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1일 ‘전문무역상사’ 지위를 획득하고,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발굴과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문무역상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정하는 수출 역량 우수 기업으로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100만 달러(약 12억 원) 이상 수출실적 등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게 부여한다. 국내 편의점 사업자 중에서는 최초다.
GS리테일이 최근 3년간 올린 누적 수출 실적은 710만 달러(약 81억 원)로 연평균 약 236만 달러(약 28억 원) 규모다. 수출 품목 500여종 중 GS리테일의 자체 브랜드 ‘유어스’ 상품과 우수 중소기업의 상품 비중은 87%를 차지한다. 아울러 수출 대상 국가도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 남미 등을 포함한 총 25개 국가에 달한다.
최근에는 ‘K-수제맥주’로 맥주의 본고장 독일 시장에 도전에 나섰다. 수출 품목은 편의점 GS25가 국내 수제맥주 브루어리와 협업해 랜드마크 시리즈로 선보인 수제맥주 ‘경복궁’, ‘성산일출봉’ 등이며 이달 말 수출 돼 독일 현지 마트 등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수제맥주에 이어 막걸리, 소주 등 한국 전통 주류를 유럽 및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 수출하는 사업도 예정돼 있다.
수출 뿐만 아니라 편의점 사업도 순조롭다. 2018년 호치민에 처음 진출해 지난 3월 100호점을 돌파한 GS25가 베트남에서 현재 운영 점포는 117점이다. 지난해만 늘린 점포 수는 33개로 베트남 내 편의점 브랜드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부터는 영점 중심이던 베트남에서 가맹점 사업을 본격 전개하고, 북부 지역인 하노이까지 범위를 넓혀 연간 100개점 이상 공격적인 출점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CU가 먼저 발을 내딛은 몽골에도 진출하며 2번째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몽골의 재계 2위 업체인 숀콜라이 그룹과 마스터프랜차이즈 형식이다. 지난 6월 기준 10개 점포를 운영 중으로 2025년까지 500점 오픈이 목표다.
이마트24도 지난달 현지 기업인 유나이티드 프론티어 홀딩스(United Frontiers Holdings)와 손잡고 이마트24 말레이시아 1호점을 오픈하며 해외 진출을 알렸다. 목표는 올해 말까지 10개점, 5년 내 300개 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