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3000원∼3만9000원, 공모 예정 금액은 2조1598억 원∼2조5525억 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예상 시가총액을 산출할 경우 15조6783억∼18조5289억 원이다.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지주(13조1506억 원)와 우리금융지주(8조1977억 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공모가를 확정한 후 오는 26∼27일에 일반 청약을 받고 내달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공모가 책정을 위한 비교 대상에 국내 은행이 아닌 외국 핀테크 업체만 포함하면서 공모가 고평가 논란도 불거졌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비교 기업으로 미국 소매여신 플랫폼 로켓 컴퍼니, 러시아 디지털 은행 틴코프 뱅크의 최대주주인 TCS홀딩, 스웨덴 디지털 금융 플랫폼 노르드넷, 브라질 핀테크 업체 패그세구로 등 4곳을 제시한 바 있다.
모바일 기반 비대면 영업이라는 사업 특수성, 높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반 금융 플랫폼 역량 등을 고려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비교가 여러모로 적합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비교 회사는 대상 기업과 유사한 기업으로 선정돼야 한다"며 "그러나 카카오뱅크 비교 회사 선정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PBR이 높은 회사 선정을 위해 사업 유사성이 떨어지는 해외 기업을 물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발생한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카뱅은 국내 은행이기 때문에 국내 대형 은행 대비 7∼12배 높은 PBR을 제시하는 공모가 범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해외에서 영업하는 회사와의 비교도 영업과 규제 환경이 다르기에 부적절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적정 비교회사로 국내 은행인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를 제시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도 "모바일과 온라인을 기반으로 금융 사업을 하는 점은 비교 기업들과 카카오뱅크가 비슷하지만, 예금과 대출 서비스를 바탕으로 기타 부가 서비스를 추가하는 카뱅과 이들의 사업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SK증권은 카뱅의 상장 후 시총을 30조7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KB금융지주(약 22조 원)와 신한지주(약 20조 원) 시총도 웃도는 규모다.